Sibyl : 시빌

DancingSpider | 2021.09.10 18:01 | 조회 158
2021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사업 선정작
Sibyl : 시빌



삶이란 축복일까? 저주일까? 
아이러니한 운명으로 얽힌 삶과 죽음 사이의 평화.
삶과 죽음을 멀지 않고, 결코 다르지도 않는다는 의미를 넘어 
삶과 죽음은 같은 것... 어떤 죽음이 우리를 삶으로 이끌게 될까? 

영어로 쓰인 최초의 현대 시(時)라고 불리는 T.S 엘리엇의 『황무지(The Waste Land)'(1922)』‘는 '죽고 싶다'라는 인용 제사(題詞)로 시작해서, "평화, 평화, 평화"로 끝난다. 특히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란 구절을 모티브로 의문을 던진다.
작가 엘리엇은 봄날의 절정인 4월을 왜 잔인하다고 했을까? 해석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10대, 20대, 30대, 40대…. 나이가 차면서 안무가 최자인은 점점 그 이유가 뚜렷해졌다. 
’삶이라는 것은 축복일까? 저주일까?.‘ 라는 의문은 위기의 상황이 올 때마다 느꼈던 감정이었으나, 안무가의 아버지가 요양원에 들어가시면서 안무가 최자인은 그 의문에 본격적인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다.


언제나 4계절의 시간이 흐르고, 그저 그 시간을 견디고, 
살아있으니 살아내야만 하는 기다림. 
아버지의 기다림은 살아야겠다는 희망이었을까? 아니면 죽음이었을까? 
차디찬 겨울을 견디고, 
드디어 맞이한 따뜻하고도 찬란한 봄이란 계절은 눈물이 날 만큼 슬펐다.
화려한 꽃이 피고, 향긋한 꽃내음이 느껴져도 
감흥 없이 바라보던 아버지의 눈빛을 볼 때마다 나는 신께 빌었다. 
“아버지에게 평화를 주소서, 아버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안무가 최자인은 아버지의 평화는 곧 “죽음”이라고 생각했다. 『황무지』의 서두에 나오는 쿠마의 무녀 시빌은 마치 안무가의 아버지를 연상하게 하였다. 
호리병 속에 쪼그라든 모습을 한 노인의 모습. 
새장에 갇힌 노인 시빌의 모습. 
“죽고 싶어”라는 소원을 말하는 시빌의 모습.
이는 이 시대에 병든 노인의 모습, 아니 병든 우리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는 듯하다. 

이 작품은 3년 전부터 구상해온 작품이다. 병상에 계신 아버지를 보고 느꼈던 감정을 작품화한 것이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음악과 안무를 고민해왔다.  비발디 사계 中 ’겨울’과 ’봄’을 활용하여, 타악기와 전자미디어 사운드, 생황과 보컬을 이용한 음악적 이야기를 통해 시빌의 모습을 연출할 것이다. 시간과 흐름의 연속성, 계절이 주는 감정선, 잔인한 4월의 묘사를 위한 음악의 구성, 한국무용 움직임과 비보잉의 독특한 조화, 공간적 특성을 활용한 신체의 다양한 표현 등 작품의 감정 스토리텔링을 위한 작업을 시도할 예정이다. 

T.S 엘리엇의 [황무지(The Waste Land)'(1922)] 문학을 재해석한 
무용콘텐츠로 관객층의 공감대 형성.
일반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문화 코드나 작품 등을 무용으로 콘텐츠화하여 재구성하고 창작해 나가면서 유형으로 존재하는 예술 분야(문학. 미술. 음악 등)가 또 다른 분야의 예술가들에 의한 감각과 상상력을 통해 공연화, 무대화된 작품으로 만들어지게 되면서 보다 풍성한 볼거리와 공감대를 형성하여 지속적으로는 다양한 마니아층 관객의 확보를 기대할 수 있다. 2021년 작품 Sibyl은 그리스 신화 속 무녀 Sibyl과 T.S 엘리엇의 황무지의 “사월은 잔인한 달…….”란 문학 작품을 모티브로 기획하였다. 무대장치와 음악 등을 활용하여 문학과의 콜라보를 극대화할 예정이다.

고령화 시대에서 생각하는 장수와 죽음에 대한 질문.
한국사회의 산업화·도시화·현대화로 인하여 국민의 평균 수명이 늘어나 노인 인구의 절대 수가 증가하였다.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2018년에는 14.3%로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2026년에는 20.8%로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화 사회의 고민은 장수 위험성(longevity risk)으로 연결된다. 
장수 위험성은 정글 경제를 살아가는 모두를 짓누르고 있다. 장수를 재앙으로 만드는 이 사회에서 장수는 무겁고도 무서운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다. 어느덧 도시 곳곳에 자리 잡은 노인요양시설은 사실상 수용소 수준이며 환경 때문에 현대판 고려장이라고 까지 불리운다. 죽음을 맞아야만 비로소 퇴소할 수 있는 요양 시설의 노인들은 ‘죽고  싶다.’는 희망 없는 외침은 우리의 또 다른 미래이다. 
또한, 요양 시설에 들어가지 못하더라도,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려 하는 노인들은 혼자 쓸쓸이 죽음을 맞이하는 고독사가 증가하고 있고, 노인 자살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 우리는 이런 시대에 노인 문제를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야 한다.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야 하며, 죽음을 해결책으로 생각하는 현실을 극복해야 한다. 
물론 일회성의 공연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예술가로서 이 시대의 노인들을 위한 문제를 제기하여 관객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희망을 잃고 상실감을 안고 사는 사람들을 위한 위로작.
현재 다양한 이유에서 살아가는 시간을 견뎌내야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삶을 축복이 아닌 저주라 느끼고, 죽음이 구원의 길이라 생각하며, 끝없는 절망이 끝이 나길 바란다. 이 작품은 그 평화는 과연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고, 우리 모두 살아서도 죽어 사는 생중사(生中死)적 존재이며 다 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이라 위로한다. 현 사회에서 희망을 잃은 사람들에게 나도 너와 같다며, 그래도 살아야 하는 이유에 대한 각자의 질문에 답을 찾기를 바란다.

작품 내용


쿠마에서 나는 한 무녀가 항아리 속에 매달려 있는 것을 내 눈으로 보았다. 아이들이 “무녀야 넌 뭘 원하니?” 하고 물었을 때 무녀는 대답했다. “난 죽고 싶어.”
20세기 인류를 강타했던 시 T.S 엘리엇의 『황무지(The Waste Land)'(1922)』‘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했다. 엘리엇은 1차 대전 이후 황폐해진 세상과 정신세계와 구원에 대한 전조를 묘사해 나간다. 그냥 잔인한 달이 아니라, 살아도 살아있지 않은 상태이다 보니 죽음보다 못한 상태를 말했다.
겨울에서 봄이 되는 계절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노인의 시간과 감정을 묘사하며 사는 것과 죽는 것, 두 개의 욕망과 갈구가 결국 우리 자신이 견뎌내야만 하는 시간이고, 그 갈등은 차디찬 겨울이라 한다. 겨울을 견디고 나면 봄이 올 것이라는 희망. 봄은 찬란하다고 착각하지만, 우리가 기다리는 봄은 곧 죽음이다. 그러나 살아있다. 그러므로 봄은 잔인하다. 죽지 못해 사는 우리는 모두 봄을 기다리는 시빌이다.

세월이 갈수록 퇴화하고 쪼그라든 시빌의 몸은 종국에는 항아리에 들어갈 정도로 비참한 몰골이 되고 마침내 목소리만 남게 된다. 살아있으되 죽음보다 못한 상태가 된 것이다. 무녀는 죽고 싶었다. 죽는 게 소원이다. 이런 이야기가 기조에 깔린 것이 황무지의 서문이다. 최근 노인들이 자살하는 숫자가 늘어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요즘의 노인들은 피로한 상태에서 정답 없는 인생을 살아가는 듯하다. 어찌 보면 영생을 얻고도 건강을 잃어 자신의 생명을 거둬달라고 애원하는 시빌의 모습은 역설적으로 장수의 저주로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는 이제 죽음을 노래해야 할까? 아니 찬양해야 할까? 삶이 아름다운 것일까? 아니면, 죽음이 아름다운 것일까? 온종일 항아리에 갇혀 죽음을 노래하는 시빌의 모습은 다양한 병으로 요양원에 모셔진 우리의 부모님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은 듯하다. 세상과의 단절, 고립된 그만의 세상에서 느끼는 상실감은 ‘노인’이란 단어에서 느껴지듯 끝을 모르는 흐르는 시간의 ‘늙어감’, 그에 따른 외로움과 고독이다. 늙음에 대한 단상.
그리고, 이 전쟁 같은 세상에서 살아내야 하는 우리의 모습과도 다르지 않은 듯하다. 죽고 싶어도 다시 봄을 맞이해야 하는 잔인한 삶의 연속에서 우리는 모두 시빌과 같은 노인의 모습을 하고 있다. 
현대인의 정신적 황폐, 절망적 상황에서 희망 고문을 가하기에 가장 잔인한 4월....
진정한 생식과 재생이 불가능한, 덧없는 목숨을 부지해야만 하는 현실에 ’평화‘를 외친다.


공연안내 

공연일 : 2021. 09. 26 (일) 오후 3시 / 6시
공연장소 : 강동아트센터 소극장 
주최 : 최자인
주관 : 프로젝트 창 공연기획 MCT
후원 :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댄스컴퍼니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재)전문무용수지원센터 
협찬 : 해피트리요양원
문의 : 02-2263-4680 www.instagram.com/mct_dance

제작 : 스태프
총연출 : 조남규
안무 및 연출 : 최자인
음악감독 : 서희숙
타악 및 소리 : 조봉국 
생황, 피리, 태평소 : 박준형
무대감독 : 이도엽
조명감독 : 김익현
무대디자인 : 조일경
의상, 소품 디자인 : 고혜영 도은진
사진기록 : 옥상훈
영상감독 : 이상진
기획 : 김세련 한지원 염태선
홍보 : 김아리나 함유진 조효진
공동창작 및 출연 : 김신아 김소영 이승아 양지수 손무경 한소희 한상곤 최자인


사진제공 : 공연기획 M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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