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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ncingSpider | 2018.08.29 02:43 | 조회 449
    NEW DANCE FOR ASIA 페스티벌 2018
    서강대 메리홀, 2018. 8.16

    NEW DANCE FOR ASIA(NDA)는 올해로 7회째를 맞는 아시아 컨템퍼러리 댄스 페스티벌이다. 데시그나레 무브먼트라는 민간 독립 무용단이 주축이 되어 후쿠오카 댄스 프린지 페스티벌, 도쿄 세션하우스 극장, 싱가폴 M1CONTACT 컨템퍼러리 댄스 페스티벌, 삿포로 뉴챌린지 페스티벌, 홍콩 H.D.X 페스티벌, 마카오 CDE 스프링보드 축제, 라오스 Fang Mae Khong 인터내셔널 댄스 페스티벌, 폴란드 자위로와니아 댄스 씨어터 페스티벌, 대구 국제 무용제 등과 협력하여 꾸려지고 있다. 국내 무용단이 아시아의 춤 단체들과 연계하여 점점 축제의 지형을 넓혀가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궁금하기도 했는데 올해 드디어 축제에 가보게 되었다. 개막식은 SIDANCE, SPAF같은 큰 규모의 공연예술 축제의 그것과 비교해 여러 모로 소박하고 조촐했는데, 그 속에서 느껴지는 차분한 에너지가 오히려 좋았다. 큰돈을 들이지 않아도 같은 관심사를 가진 아시아의 춤꾼들이 모여 뭔가 해볼 수 있다는 의지 같은 것이 느껴졌달까. 사실 큰 규모의 공연예술 축제 뿐 아니라 컨템퍼러리 댄스 씬이 전반적으로 유럽의 춤들에 치우쳐 있어, 유럽의 최신 동향을 모르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최근 20-30년 정도는 그런 분위기가 지속되다보니 그 외의 지역에서 무용단을 초청하는 경우가 점점 줄어드는 것 같다. 우리 나라와 마찬가지로 아시아 각국에서 댄스 마켓이 계속 성장하고 있을 텐데, 그 곳들에서 공연을 해본 춤꾼들이나 몇몇 기획자들 아니고서는 그 현상을 직접 확인하기가 어렵다. 또한 연평균 해외여행자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아시아권 국가를 여행하면서 춤 공연을 보더라도 관광 상품화된 전통춤 공연을 보는 것이 대부분이라, 아시아에도 컨템퍼러리 댄스가 있다는 것을 별로 떠올려보지 못한다. 동시대 춤에 관한 한 가깝고도 먼 아시아인 것이다. 그래서 NDA의 역할이 소중해 보인다.


    댄스 코스모폴리탄 (한국, 일본, 태국)   작품명 : 숲 "아시아 초연"

    개막작으로는 네 작품이 선보였다. 첫 번째 작품인 ‘댄스 코스모폴리탄’의 ‘숲’은 아시아 일곱 명의 예술가들이 레지던스 투어 프로젝트로 협업한 작품이다. 일본 사이타마, 도쿄, 태국 방콕, 서울에서 작년부터 레지던시 투어를 해왔다고 한다. 점점 가속화되는 현대의 삶을 느리게 관조해보자는 주제를 담은 이 작품은 몰입된 춤꾼들의 몸짓이 인상적이었다. 춤꾼들이 느리게 자신의 몸에 집중하는 모습 그 자체로 통쾌했고 좋았다. 요즘 우리 현대무용 작품들은 동작이 지나치게 빠르고 많아졌다. 빠르고 복잡한 사회를 살아가는 몸을 반영하는 것을 넘어 거의 강박적으로 동작 쪼개기에 몰두하고 있는 젊은 안무가들 작품을 보면, 관객과 무엇을 교감하고 싶다는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그 몸짓의 울림은 공허하다는 느낌이 든다. 재미가 없으니 나도 점점 공연장을 찾지 않게 된다. ‘숲’은 현란한 동작의 배열보다는 진솔한 움직임에 집중해보는 시간을 관객과 나누고자 한 작품이다. 보는 동안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여백이 있어서 좋았고, 춤꾼 각자의 개성적 움직임을 보는 것도 좋았다. 워크숍의 결과물을 발표한 것에 가까운 작품이라 꽉 짜여진 구성은 아니었지만, 계속 과정 중에 있는 작품이라 이 프로젝트의 ‘느림’, ‘진솔한 몸짓’이라는 화두가 어떻게 발전할지 기대가 된다.


    훙 댄스 (대만) "selected from Odoru Akita International Dance Festival 2017, Japan"
    작품명 : 버디(Birdy)

    두 번째 작품은 대만 안무가 훙충 라이의 2인무 ‘버디’였다. 꿩의 깃털로 만든 전통 모자를 쓴 훙충 라이는 새처럼 자유롭고 싶은 욕망을 보여주며, 남자 무용수는 이 욕망이 현실에서 부딪히는 상황을 계속 만들어내는데, 깃털이 미세하게 흔들리면서 분투하는 마음의 긴장감을 보여준다. 새의 움직임을 분석한 것 같기도 하고 아시아의 어느 전통춤을 참고해서 만든 것 같기도 한 독특한 춤사위들이 인상적이었고, 상상의 동물과 같은 기묘한 분위기, 그리고 섬세하고도 강렬하게 욕망을 분출하는 춤꾼들의 표현력이 대단했다. 게다가 처음부터 끝까지 군더더기 없이 꽉 짜여진 구성이라 한눈 뗄 틈 없이 흥미진진하게 보았다. 아마도 긴 시간 공을 들여 만든 작품이 아닐까 싶다. 이런 독특하고 완성도 높은 작품을 앞으로 NDA에서 많이 선보여주었으면 한다.


    노부요시 아사이 & 루치아 바즈케즈 (일본 & 스페인)  작품명 : ‘나르는 새들’

    세 번째 작품은 일본의 부토 무용가 노부요시 아사이와 스페인 현대무용가 루치아 바즈케즈의 ‘나르는 새들’이었다. 움직임의 배경이 다른 이 두 춤꾼이 보여주는 것은, 이 다름 자체가 만나는 과정이며, 그 접촉이 만들어내는 진동하는 에너지다. 그러나 생각보다 두 춤꾼의 몸짓이 이질적이지는 않았다. 접촉되는 지점에 집중하는 접근 방식을 취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찰나의 지점을 확장해서 보여주다 보니 거의 부토 작품에 가까운 스타일로 보였다. 부드러운 손길들이 흔들리고 겹쳐지면서 만나는 장면은 특히 아름다웠다.


    Soo d Art & Co ( 한국 )  작품명 : SabraSabra 

    네 번째 작품은 안무가 정수동의 ‘Sabra Sabra'였다. ’Sabra'는 선인장 꽃의 열매를 뜻하며, 사막의 어려운 환경에서도 꽃을 틔우는 선인장의 생명력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한다. 이는 무한경쟁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에 대한 은유이기도 하다. 프로그램북을 보니 이번 축제에 이처럼 경쟁사회에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드러내는 작품들이 많았다. 아시아권 국가들 중 급격한 산업화를 겪은 곳들이 많고, 지금의 신자유주의 세계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고민이 많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정수동의 작품은 이런 세상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8명의 남자 무용수들이 만들어내는 역동적인 경쟁 구도가 인상적이었다. 특히 군무의 대형들이 다양하고 쉴 새 없이 구도가 바뀌어 지겨울 틈이 없는 구성이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요즘 흔히 보는 현대무용 작품들처럼, 동작이 지나치게 많다는 느낌이 들어 아쉬웠고, 속도와 양으로 밀어붙이다 보니 정작 주제 동작들이 묻혀서 잘 보이지 않았다. 꽉 채운다는 생각보다는 오히려 뼈대만 남겨놓고 작품을 들여다보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다.

    축제 기간 동안 여러 나라 안무가들의 다채로운 작품들이 공연되었는데 개막 공연 밖에 보지 못해 아쉬웠다. 뿐만 아니라 아시아 춤의 미래를 전망하는 심포지엄, 해외 무용가 초청 워크숍 등도 아쉽게 지나가서 내년을 기약해본다. 아직 아시아 동시대 춤이 무엇인가를 말 할 수는 없겠지만, 이런 소중한 기회들을 통해 계속 교류하다 보면 점점 어떤 교집합이 형성되고 더 시간이 지나면 독특한 춤 문화가 탄생할 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멀리 내다보지 않아도 일단 춤을 통해 아시아가 더 가까워지는 것만으로 충분히 의미 있는 축제가 될 것이다.
    사진출처 : NDA 웹사이트
    글_스윗쪼꼬
    춤추는거미 ds@dancingspi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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