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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ncingSpider | 2015.06.17 11:34 | 조회 3914
    모다페 안무가 초청 워크숍 현장방문기
    2015. 5. 29 아르코예술극장 지하연습실

     

    (사진 제공 : 모다페 웹사이트)


    탄츠 테아터의 살아있는 전설이라 불리는 수잔 링케와 브레멘 탄츠 테아터 예술감독 우어스 디트리히의 워크숍 현장에 도착한 것은 시작 시간보다 꽤 이른 시간이었다. 연습실에는 이미 수잔 링케와 우어스 디트리히가 참가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윽고 스무 명 정도의 참가자들이 모두 왔고, 수잔 링케는 대부분 전공학생이거나 작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임을 확인한 후 ‘전공자를 위한 워크숍이지만 오늘 내용은 아주 기본적인 것이다. 바로 내적인 힘에 관한 것이다’라고 수업에 대한 소개를 했다. 70세가 넘은 탄츠 테아터의 거장이 생각하는 ‘우리를 움직이는 내적인 힘’이란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워크숍에 임했다.
     
    전반부 테크닉 수업과 후반부 즉흥 수업 모두 수잔 링케가 진행했고, 우어스 디트리히는 보조적인 역할로 예시를 계속 보여주고 참가자들을 세부적으로 지도했다. 테크닉 수업에서 수잔 링케는 내재성을 끌어내는 방법으로 단전에 주목했다. 단전에 힘을 주고 집중함으로써 내적인 힘을 강하게 밖으로 끌어낼 수 있다는 것. 손날로 계속해서 아랫배를 세게 때리도록 했다. 그리고 나서 견갑골(팔 움직임의 시작점), 미간(직관), 정수리(아우라) 순서로 터치하거나 손을 가까이 대고 집중해보았다. 동양에서 몸을 이해하는 방식과 닿아있는 듯해서 흥미로웠다. 이후 스텝 연습이 이어졌다. 단순히 무감각하게 걷는 것이 아니라, 근골격계를 느끼면서 걷기 위해서 골반을 앞으로 당겼다 뒤로 뺐다 하면서 걸었다. 계속 하다 보니 꽤 힘들었고 걷는 것만으로도 땀이 났다. 좀 익숙해지자 팔을 흔들면서 걷다가 서너 동작을 붙인 스텝을 연습했다. 수잔 링케는 몸의 중심을 단단하게 유지하면서 동작의 질감이나 의도를 정확히 가시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즉 아라베스크 동작 하나를 해도 목표를 분명히 가지고 표현할 수 있도록 해야 무대에서 그것이 제대로 드러난다는 것이다. 습관적으로 그냥 몸을 움직이는 것을 경계해야한다는 거장의 중요한 조언이었다. 전반부 한 시간 반이 이렇게 지나갔다. 설마 걷는 것만 하다가 끝나지는 않겠지, 뭔가 연결동작을 보여주고 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게 해 주겠지하고 생각했는데, 정말 걷다가 끝이 났다. 아쉬웠다. 수잔 링케가 이야기했듯이 몸을 인식하면서 내재성을 밖으로 끌어내서 추는 춤을 연결동작으로 배워봤다면 더 이해하기 쉬웠을 텐데, 피상적인 이론 수준에서 테크닉 수업이 끝났다. 역시 1회의 워크숍으로는 시간적인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즉흥 수업은 ‘몸으로 이름쓰기’로 진행되었다. 처음 만든 움직임 프레이즈를 좁은 공간에서 압축한 버전, 그리고 넓은 공간에서 극대화한 버전으로 만들어 조별로 발표했다. 평면적인 글자들을 3차원에서 연결된 움직임으로 만들어보는 것은 즉흥 수업의 기본적인 단계에서 다루어지는 과제이다. 또한 공간의 축소와 확대에 따라 같은 동작이 다른 질감, 다른 에너지, 다른 속도를 갖게 되는 베리에이션 과제는 안무 수업에서 초심자에게 많이 적용되는 것이다. 솔직히 초중등 교육에서나 해볼 수 있는 과제를 이런 전문가 워크숍에서 해야 하나 싶어서 실망스러웠다. 동작 구성에 대한 수잔 링케의 특별한 조언도 없어서, 수업 준비 없이 갑자기 워크숍을 진행하게 된 건 아닌 가 의문이 들 지경이었다. 물론 참가자들이 모두 전문적인 춤 수련을 거친 사람들이라 단순한 과제였지만 훌륭하게 만들어서 재미나게 발표했다. 다들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며 열심히 즉흥 발표를 하는 것을 보고 수잔 링케는 연신 ‘역시 아시아인의 내재적 힘이 다르다. 밖으로 잘 드러내는 것 같다. 유럽에서 이런 수업하면 오히려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감탄하였다. 하지만 7만원의 참가비를 내고 시간을 내서 온 전공자들에게는 보다 심화된 탐색의 과제를 내어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젊은 춤꾼들이 모여 열정을 나눈 시간이었지만, 워크숍에 대한 주최 측과 강사의 준비가 미흡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어떤 내용의 워크숍인지 사전에 충분히 정보를 나누고 홍보를 했다면 이 내용이 필요한 사람들이 참가했을 테고 더 알찬 시간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글_스윗쪼꼬
    춤추는거미 ds@dancingspi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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