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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ncingSpider | 2014.09.04 18:07 | 조회 5890

    2014 GSDF
    - 2014.8.19

     

     

    Cabeza by 다니엘 아브레우(Daniel Abreu) - 생성과 소멸의 뫼비우스의 띠

     


    Cabeza라는 제목을 듣자마자 그 유명한 탱고 음악 ‘Por una cabeza’가 떠오른다. 말머리 하나 차이로 경마에서 진 상황으로 인생을 엿보는 탱고의 해학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공연은 마치 교향곡처럼 서곡을 지나 빠르게와 느리게를 반복하고 화려한 몸짓을 지나 마무리 되었다. 아브레우는 보는 이가 땀이 날만큼 역동적으로 무대를 지휘했다.

     

    소극장 공연은 작은 공간이 주는 안정감과 편안함, 친밀함을 느끼게 했다. 큐브 안에 피사체가 있고 관객은 자연스레 관찰자의 입장이 되었다. 잔 근육의 떨림까지 잘 볼 수 있었고 정적 속에서 오직 움직임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공연 내내 양면을 볼 수 있었다. 공연 시작 전의 작은 빛 한 점 새지 않는 완전히 어둠이 신선하다 빛을 보게 된다. 화려한 동작을 뒤이어 정적이 흐르고 정적은 곧 음악과 움직임에 의해 깨진다. 새싹이 움트듯 큰 나무 기둥처럼 굳건히 받치고 있는 두 다리 위로 두 팔이 나무가 자라듯, 아기 새가 날갯짓을 배우듯 서서히 움직인다. 180‘, 270’의 역동적인 몸짓  360‘를 도는 동안 그 자리에 머문다. 돌고 도는 인생사처럼 힘찬 날갯짓과 함께 서고, 다시 돌면서 정점을 찍는다. 공간을 넓게 쓰기 시작하고  다이나믹하게 쓰러지고 넘어진다. 반쯤 구부린 다리는 굳건하게 움직이지 않고 팔만 변주한다.

     

    자욱한 연기가 무대를 매우고 새벽빛 닿아 이슬 스러지듯이 사라진다. 안개가 걷히면 다시 움직이고 걷고 노을빛 조명으로 바뀌면 퇴장했다가 연기 속에서 나무에 새를 얹고 대각선을 걷는다. 가면을 쓰고 가장자리를 걷고 슈퍼맨 티셔츠를 입고 나타났다가 나비가 되려는 듯 나무막대를 들고 변태하듯 옷을 벗어던진다. 영웅의 복장은 장난스럽게 보이고 동물 인형들은 오히려 심각한 느낌을 준다. 활처럼 휘는 탄성 있는 막대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프로펠러처럼, 너울너울 어깨 위에서 공간 속에서 춤을 춘다. 다시 날갯짓 후에 암전되었다.

     

    무대가 끝나기 전에는 내려갈 수 없고 어떻게든 버텨야 하는 큐브 자체가 인생의 모습 같았다. 그 압박감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우리 삶은 언제나 상대적이다. 대개는 불공평하고 때로는 차이가 평등에 기여한다. 미세한 움직임이 큰 감흥을 일으키기도 하고, 나로서는 악착같은 몸부림이나 보는 이에겐 큰 반향이 없기도 하다. 사는 게 그렇다. 다른 듯 다르지 않고, 같은 듯 같지 않다. 내 뜻은 상대에게 그 사람의 방식대로 받아들여진다. 상대적이고 부조리한 우리네 삶을 내면의 안정과 유머에 기반을 둔 여유와 활력 속에서 잘 감당했다.

     

    여러모로 판타지보다 현실이 재미있다. 제법 철이 드나보다.

     

     

    Tracking by 슈 슈리앙(Xu Shuiliang)- GSDF의 수확

     


    청춘 시절의 자취 쫓기와 그 너머 시간의 자취의 상실이 주제인데 주제를 표현하는 방식이 참신하다. 무용수보다는 작가의 호칭이 더 어울리는 공연이었다. 한 편의 소설을 보았다. 소설의 세 요소 주제, 구성, 문체 구성의 세 요소 인물 사건 배경이 모두 들어있다. 배경은 공간으로, 구성, 인물은 리본으로, 주제, 문체의 개성, 인물은 춤으로 표현된다. 플롯이 시각화되어 극의 흐름이 정리된다. 선으로 공간을 분할시켜 입체를 만들고 이야기가 진행되는 타임 플롯의 시각화 가능성이 엿보인다.

     

    이리저리 고물 텔레비전 채널을 돌릴 때 나는 지직거리는 소리 속에서 작가는 리본 다발을 푼다. 리본으로 사람을 그려 퍼포먼스와 회화를 일치시켰다. 인물 간에 얽히는 관계들은 선을 엮어, 관계의 진행은 조명을 깜박이며 표현한다. 주체는 선으로 분명히 그려지지만 이런 저런 얽힘 이후에 그려지는 타자는 끝내 완성되지 못한다. 내가 마무리를 짓지 않아서일 수도 있고 다른 관계가 방해를 해서일 수도 있다. 실타래처럼 얽히고설키는 인연들은 나의 통제를 벗어나 하나에서 둘로 점점 어지럽게 뻗어간다. 얽힌 리본을 하나둘씩 감아올리면 인물도 사라진다. 관계, 흔적, 지나간 자리만 남는다.
    나를 잃고 기억만 남는가. 아니다. 나를 잃고 추억을 얻는다.

     


     사진제공 (GSDF)
    글_진연숙(소설가) ds@dancingspi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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