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아름다운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 발레로 만나다

춤추는거미 | 2008.04.14 23:38 | 조회 9268
아름다운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 발레로 만나다

발레계의 살아있는 신화라 불리는 볼쇼이의 천재 안무가 유리 가로비치가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 <스파르타쿠스>에 이어 이번에는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한국 관객을 찾아왔다. 국립발레단은 오는 16일부터 19일까지 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만날 수 있다. 올해 1월 국립발레단의 제6대 단장으로 7년 만에 돌아온 최태지 단장의 본격적인 복귀 무대이면서, 동시에 공연준비 중 작고한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아내이자 서정주의 발레의 대표 발레리나, 나탈리아 베스메르트노바에게 바치는 추모헌정공연이다. ‘볼쇼이의 황제’ 유리 그리가로비치 1964년, 37세의 젊은 나이로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의 예술 감독이 된 유리 그리가로비치는 33년간 주옥같은 발레작품을 선보이며 ‘제2의 마리우스 프티파’라 불리었다. 그의 안무는 러시아인답게 힘차고 역동적이며 볼거리를 많이 제공하는 한편, 주인공의 내적 성장과정을 드라마틱하게 반영함으로써 발레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살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8일, 쇼 케이스를 통해 만나본 <로미오와 줄리엣>은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 뿐 아니라 남성무용수를 많이 활용하여 두 집안의 혈투에 비중을 두어 역동적인 그의 작품의 특색이 잘 드러나 있었다. 발레로 만나는 ‘로미오와 줄리엣’ 위엄 있는, 두 가문들이 살고 있는, 아름다운 베로나, 거기에서 이야기의 장면은 시작된다, 집안 대대로의 원한으로부터 새로운 반란에 이르기까지, 거기서 유혈이 낭자하여 사람들의 손은 피로 얼룩진다. 앞으로 이 두 원수들의 숙명적인 요체인, 한 쌍의 불행한 연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니 이들의 불행하고도 애처로운 죽음은 그들 부모들의 원한에 종지부를 찍는다. 셰익스피어 ‘로미오와 줄리엣’이 발레로 초연된 것은 1940년 레오니드 라브로프스키의 작품이었다. 총52곡으로 작곡된 세르게이 프로코피에프의 음악을 바탕으로 안무된 <로미오와 줄리엣>은 당대 최고의 스타 갈리나 울라노바와 콘스탄틴 세르게예프가 주역을 맡았다. 4년 후 라브로프스키가 볼쇼이발레단의 수석 안무가가 되면서 <로미오와 줄리엣>은 이 발레단의 고정 레퍼토리로 유명해졌다. 1964년 라브로프스키에게 바통을 이어받은 유리 그리가로비치는 전임자의 안무를 오랫동안 유지하다가 1979년 자신이 새롭게 재 안무 하였다. 그는 등장인물의 캐릭터에 집중하여 머큐쇼와 티볼트를 크게 부각시키며 남성무용수의 역할을 극대화 하였다. 그로인해 작품은 강렬하고 역동적으로 변모하였다. 오랜만에 만나는 라이벌 발레리나의 만남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주역무용수로 활동하고 있는 김지영이 객원으로 출연하여 오랜만에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주원과 한 작품으로 만나게 되었다. 갈라 콘서트에 종종 함께 서기도 했지만 전막공연은 2005년 <해적>이후로 처음이다. 최태지 단장의 스타마케팅 결과로 만들어진 김주원, 김지영 두 발레리나는 오래전부터 라이벌로 불리며 발레스타로 인기몰이를 했다. 2002년 김지영이 네덜란드로 무대를 옮겼지만 두 발레리나는 여전히 라이벌이라 불린다. 김지영이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에서 주역무용수로 한국발레리나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동안 김주원은 국제무용협회 러시아본부에서 전 세계 무용수를 대상으로 하는 최고여성무용수상인 ‘브누아 드 라 당스'(Benois de la Danse)를 수상하며 최고의 국내파로 활동하였다. 이 두 발레리나의 만남과 그들이 풀어내는 줄리엣을 비교해보는 것은 이번 공연을 관람하는 또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다. 개성이 뚜렷한 발레리노가 만드는 무대 이들 외에도 로미오 역을 맡은 김현웅과 정주영, 티볼트와 머큐쇼 역의 장운규와 이원철도 스타 발레리노라 할 수 있다. 각자 자신의 개성이 뚜렷한 이들은 이번 작품에서도 그들의 개성을 한껏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쇼 케이스에서 정주영은 로미오의 여리면서 섬세한 감정연기를 잘 소화해 한껏 성숙해진 무대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이번 무대는 발레리노 정주영을 만날 수 있는 마지막 무대이다. 이번 공연을 끝으로 그가 뮤지컬배우로 전향하기 때문이다. 이미 그는 뮤지컬 <캣츠>의 오디션에 합격한 상태라고 한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인 장운규와 이원철은 티볼트와 머큐쇼 역을 완벽히 소화해내었다. 강렬하고 날카로운 티볼트는 장운규의 매서운 눈빛과 어우러져 카리스마를 내뿜었고 화려한 테크닉을 소화해 내야하는 머큐쇼 역에는 이원철이 적격이었다.






초연 당시 유리 그리가로비치는 줄리엣 역에 베스메르트노바를 염두에 두고 안무했다고 한다. 그러기에 이번 공연은 고인이 된 그녀와 남편이자 안무가인 유리 그리가로비치 그리고 발레 팬들에게 더욱 큰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김지영과 김주원, 두 발레리나에게서 반세기 전 초연당시의 줄리엣을 엿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글_ 인턴기자 앨리스 ds@dancingspider.co.kr 사진_국립발레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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