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의 따뜻한 가족선물, 3색의 <호두까기 인형>

춤추는거미 | 2008.12.18 17:51 | 조회 7426

크리스마스의 따뜻한 가족선물
3색의 <호두까기 인형>


송년분위기로 북적대는 연말이 되면 공연장에는 각기 다른 버전의 <호두까기 인형>이 무대에 오른다. 올해도 어김없이 여러 단체에서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호두까기 인형>을 준비하고 있다. 국립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 서울발레시어터 등 한국 대표 발레단을 비롯해서 벨로루시 국립발레단과 같은 해외단체도 <호두까기 인형>으로 한국을 찾는다. 그동안 발레로만 만나왔던 <호두까기 인형>을 올해는 인천시립무용단의 정기공연을 통해 한국무용으로도 접할 수 있고, <난타>를 제작한 송승환 버전의 뮤지컬로도 만날 수 있다.
작품선택의 폭이 좁아 아쉬운 12월이지만, 한 작품을 비교하면서 볼 수 있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아 한국을 대표하는 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을 비교해보았다.
<호두까기 인형>, 그 역사
크리스마스 시즌을 대표하는 발레 레퍼토리 <호두까기 인형>의 탄생을 살펴보자. 1890년 대에 러시아 황실발레단 안무가로 활동했던 마리우스 프티파는 독일의 낭만파 작가 호프만의 동화 <호두까기인형과 생쥐왕(Der Nussknacker und der Mäusekönig)>을 읽고 난 뒤, 발레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하고 차이코프스키에게 작곡을 의뢰했다. 당시로서는 어린이들을 위한 발레가 처음이었기에 어린이용 대본을 받아든 차이코프스키는 매우 고심하며 작곡에 임했다. 프랑스 파리 출장길에서 처음 만난 영롱한 음색의 ‘첼레스타’라는 악기를 비밀리에 러시아로 수입하는 첩보작전까지 구사했던 차이코프스키, 그리고 어린이들이 출연하는 색다른 발레를 고안하고 보조 안무가였던 레프 이바노프와 함께 발레를 안무했던 마리우스 프티파의 노력은 1892년 마린스키 극장에서의 초연을 맞이했다.
그러나 초연 당시에는 어린이가 등장하는 최초의 발레라는 부담감 때문이었는지 참담한 실패를 맛봐야했다. 당시로서는 어린 아이들이 등장하는 최초의 발레가 다소 파격적이며 낯설었기 때문에 관객들이 냉랭한 반응을 보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 후에 안무의 문제점을 보완하면서 <호두까기인형>은 크리스마스 시즌 특수와 아이들을 위한 발레라는 독창성으로 대성공을 거두기 시작했다. 러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무대를 넓힌 <호두까기인형>은 수많은 안무가에 의해 다양한 버전으로 발전하였고, 지금까지 끊임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오늘날 <호두까기인형>은 프티파와 이바노프의 원전을 바탕으로 그리가로비치(볼쇼이발레), 바이노넨(키로프발레), 발란신(뉴욕시티발레), 누레예프(파리오페라발레), 바리시니코프(아메리칸발레시어터), 라이트(영국로열발레) 등 유명한 개정판만 12개 이상이 된다.
작품의 줄거리는 크리스마스 전날 밤, 호두까기인형을 성탄 선물로 받은 소녀 클라라가 왕자로 변한 호두까기인형과 함께 꿈속 여행한다는 내용이다.
춤으로 승부하다 -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국립발레단은 매년 유리 그리가로비치가 안무한 볼쇼이 버전의 <호두까기 인형>으로 무대에 오른다. 1966년 볼쇼이극장에서 초연된 그리가로비치 버전 <호두까기인형>에서 그리가로비치는 프티파의 대본 자체를 대폭 수정하였다. 주인공 클라라는 마리라는 이름으로 바뀌고 등장인물의 직업까지도 세세하게 표현됐다. 작품에서 나레이터 역할을 하는 드로셀마이어는 법률가이고 마리의 아빠는 의사다. 그리고 1막과 2막의 연관성을 갖기 위해서, 쥐들과 호두까기인형의 전투 장면이 있는 1막에서부터 2막에 나오는 각국의 인형들이 포진해있다.
그리가로비치 버전의 특징은 안무 부분이다. 마임이 없이 모두 춤동작으로 안무했다. 크리스마스 파티에 초대된 손님들의 등장부터가 춤이다. 프티파 버전에서는 나무 인형으로 표현한 호두까기인형 캐릭터를 그리가로비치 버전에서는 몸집이 작은 무용수에게 맡겨 기술적으로 어려운 춤을 추게 한다.

오리지널 버전에서 2막은 과자의 나라에서 두 주인공의 환영 파티가 벌어지는 내용이지만 그리가로비치 안무에서는 과자의 나라 대신에 크리스마스트리 속으로 들어가 크리스마스 랜드를 방문한다는 설정이다. 또한 2막 전체가 왕자와 마리의 결혼식에 각 나라 인형들이 축하의 춤을 춘다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2막에 나오는 각국 인형들의 춤은 선이 굵고 역동적인 회전과 도약 등의 시원한 동작들이 끊임없이 나온다.
올해는 <호두까기인형>에 국립발레단의 신예 무용수들이 주역으로 캐스팅되어 화제가 되었다. 22살 동갑내기인 박슬기와 이동훈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 외에 기존의 간판스타인 김주원, 장운규, 이원철, 윤혜진, 전효정, 김리회, 이영철, 이충훈이 주역을 맡았다.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은 19일부터 24일까지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에서, 25일부터 31일까지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서 관객을 맞이한다.
가족발레의 진수 -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유니버설발레단은 1934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바실리 바이노넨에 의해 개정 안무된 키로프 버전의 <호두까기 인형>으로 관객을 찾는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지난 1986년 초대 예술감독 에드리엔 델라스의 개정안무로 초연하였으며, 1990년에는 로이 토비아스 예술감독 버전을 공연했다. 1999년부터는 바이노넨의 정통 마린스키 버전을 선보이며 지금까지 매년 공연하고 있다.
유니버설발레단 <호두까기 인형>은 춤과 마임을 조화시켜 드라마를 강조하여 줄거리가 보다 쉽게 드러난다. 2막에 그 특징 이 잘 드러나는데 ‘과자의 나라’에서는 과자들을 의인화하여 세계 각국의 춤을 보여준다. 초콜릿을 상징하는 스페인 춤, 차를 상징하는 중국 춤, 막대사탕을 상징하는 러시아 춤은 화려한 무대와 의상, 그리고 다양한 발레 테크닉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이번에는 ‘스페인 춤’과 ‘마더진저와 봉봉과자춤’을 각색하여 선보인다. ‘스페인 춤’은 발레의 기량을 느낄 수 있도록 유니버설발레단 유병헌 총감독이 재 안무했다. ‘마더진저와 봉봉과자 춤’은 쿠키들이 움직여 춤을 추는 장면으로, 마더(엄마)의 커다란 치마 속에서 10여명의 어린이들이 등장하여 귀엽고 깜찍한 춤을 선보인다. 이어 양치기 소녀와 늑대가 등장, 어린양을 잡아먹으려는 늑대와 소녀의 에피소드를 보여준다.

올해 <호두까기인형>의 클라라 역으로는 임혜경, 강예나, 황혜민, 안지은, 강미선, 손유희가 캐스팅되었고, 그녀들의 파트너인 호두까기왕자에는 황재원, 이현준,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이승현이 캐스팅되었다.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은 12월 18일부터 31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유니버설발레단은 가족과 연인을 위한 티켓구매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다. 3~4인 가족에게는 R석에 한해서 20%할인을 제공하고, 연인석 한정 판매를 통해 매 회당 가장 좋은 VIP 좌석 8좌석은 물론 추첨을 통해 조선호텔 비즈바즈 식사권 및 2009년 유니버설발레단 <라 바야데르> 공연티켓, 호두까기인형 등 다양한 선물을 준다. 또한 국내 전막 발레 최초로 12월 31일 밤 10시에 제야의 공연을 올린다. 당일 주역 캐스팅인 강예나와 이현준이 관객들과 함께 2008년을 보내고 2009년을 새롭게 맞는 자리를 갖는다.
한국의 정서를 담다 - 서울발레시어터 <호두까기 인형>
2007년 성남아트센터와 서울발레시어터가 공동 제작한 <호두까기 인형>은 서울발레시어터의 상임안무가 제임스전의 안무와 연출로 한국적으로 새롭게 탄생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서울발레시어터의 <호두까기 인형>은 2막에서 기존 작품에 없던 여왕 쥐와 어린이 쥐를 추가하고 각 나라 민속춤 소개 장면에 장구와 소고를 연주하는 한국 춤을 삽입하였다.
서울발레시어터는 작년부터 기존에 공연해왔던 모던발레버전의 <호두까기 인형>이 아닌 고전을 바탕으로 한 한국판<호두까기 인형>을 선보이고 있다. 상임 안무가 제임스 전의 감성이 부여된 서울발레시어터의 <호두까기 인형>은 관객의 상상력을 요구한다. 안무가는 작품을 통해 꿈과 희망, 그리고 사랑을 관객과 교감하기를 원한다.
올해는 더욱 탄탄해진 기량과 세련된 모습을 선보이기 위해 서울발레시어터의 단원들과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의 초청 무용수들이 함께 호흡을 맞춘다.
서울발레시어터의 <호두까기 인형>은 19일부터 25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30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서울열린극장 창동무대에 오른다.



글_ 앨리스 ds@dancingspider.co.kr 사진_ 유니버설발레단, 국립발레단, 서울발레시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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