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서적비평] 무용비평이란 무엇인가(심정민 지음)

춤추는거미 | 2005.01.31 22:54 | 조회 6574
무용비평이란 무엇인가

지난 12월 무용계에는 심정민의 <무용비평이란 무엇인가? What is dance criticisim>라는 따끈따끈한 책이 발간되었다.
무용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 읽기에는 다소 어려운 수준이나 무용이론이나 미학/철학에 어느정도 소양이 있는 사람들이 무용비평을 이해하는데는 도움이 될 것이다. 로저 코플랜드와 마셜 코헨의 <왓 이즈 댄스What is dance?>와 언뜻 비슷한 제목의 이 책은 제목에서 제시하는 바와 같이 무용비평에 대한 여러 비평가들의 이론을 통한 철학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그 동안 전문가들의 특수 영역으로 인식되면서 과연 무엇을 기준으로 공연과 동시에 사라지는 순간적인 무용에 대해 비평을 하는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풀어주는 책이 아닐까 생각된다.
첫장에서는 서양 뿐 아니라 동양에서 ‘평론’이라는 말의 최초 사용에 대한 서술을 담고 있는 점이 눈에 띤다. 그리고 무용의 기능과 효용, 무용비평가의 역할 및 서양과 우리나라의 비평 역사, 서구 무용비평가들의 활동 등 무용비평에 대한 전반을 두루 살피고 있으며 ‘무용비평이란’부터 시작되는 각 장의 분류와 목차는 꽤 교과서적으로 무용비평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시켜주고 있다.
그러나 동양의 경우도 제시했던 첫머리와 달리 그 뒤부터는 대부분 서양 위주의 기준과 서술이 이루어져 있다. 특히 Ⅰ-5의 ‘무용비평의 종류’에서는 제롬 스톨니쯔의 <미학과 비평철학(오병남 역)>의 5가지 예술비평방법을 “늦은 개념적, 이론적 체계를 확립한 무용으로서는 이러한 예술비평의 종류에 대한 논의 과정을 정확히 적용시키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저자 스스로 밝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관점을 그대로 제시하고 있어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또 ‘Ⅵ-무용비평에서 대두되는 이슈들’에서도 국내외 유명 이론가 비평가들의 서적에서 제시 된 이슈들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어 저자의 관점을 읽고싶었던 독자에게는 다소 무성의하게 보일 수 있다.
한가지 흥미로왔던 부분은 ‘Ⅱ-7 무용비평에서 객관성 대 주관성의 문제’이다. 당연히 그래험 맥피의 <무용의 철학적 이해Understanding Dance(김현숙 역)>에서 또렷하게 제시한 ‘객관성’과 ‘주관성’을 얘기하는 것이 아닐까 했지만 저자는 필립 호프 왈라스(Philip Hope-Wallace), 월터 소렐(Walter Sorell), 클리브 반즈 등의 이론을 인용하며 무용비평에서의 객관성과 주관성을 밴다이어 그램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들 이론에서 ‘객관성’과 ‘주관성’에 대한 좀더 구체적 예시를 통한 날카로운 접근이 아쉽다.
여러 가지 아쉬운 부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이전에 나왔던 비평서적과 달리 무용비평에 관한 기초와 본질에 접근하려 시도한다는 점에서 무용 비평을 이해하려는 학도 혹은 전공자에게 기초적으로 읽어야 되는 참고도서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또 2004년 12월에 나온 책임에도 인용한 외국 서적들이 대부분 10년 전의 것인 점은 해외 이론이 우리나라 책으로 발간되기 까지 적어도 10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무용계가 좀 더 부지런을 떨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반성도 하게된다.


글/ 펌킨 ds@dancingspi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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