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 <돈키호테>

춤추는거미 | 2006.05.20 00:26 | 조회 6044
국립발레단 <돈키호테>



국립발레단 116회 정기공연 <돈키호테>가 5월 12일부터 17일까지 공연을 가졌다. 5번 공연에 매회 다른 주역커플이 캐스팅되어 언제 공연을 보았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감흥을 느끼게 한다. 12일 김주원과 김현웅, 13일 김지선과 이원철, 14일 윤혜진과 김현웅, 16일 이시연과 정주영, 17일 배주윤과 안드레이 볼로틴이 캐스팅 되었다. 특히 이번 공연은 국립발레단의 김주원이 ‘브누아 드 라 당스’에서 최고 여성 무용상을 받고 난 직후 이루어진 공연이여서 더욱 관심을 가지게 한다. 오페라하우스 로비에는 김주원과 관련된 많은 기사와 홍보물들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단 한 번의 출연으로 많은 관객들의 요구를 채우지 못했다. 필자는 마지막 날인 17일 배주윤과 안드레이 볼로틴이 주연으로 캐스팅된 공연을 보았다.

<돈키호테>는 1605년 전편과 1615년 후편이 발간된 서구 문학의 최초 소설이다. ‘인간’을 그린 최초의 문학작품으로 400년이 지난 지금에도 최고 문학으로 인정받고 있다. 발레 작품의 <돈키호테>는 러시아 음악가 밍쿠스가 작곡으로 밝음과 애잔함을 동시에 지녔다. 스페인풍의 음악은 문학적 전달에 못지않은 감정 전달이 가능하다. 이번 공연에서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협연하였다.
유쾌하기 보다는 아름다운 영상

<돈키호테> 작품에 ‘코믹발레의 진수’라는 홍보문구가 이해되지 않지만, <돈키호테>가 유쾌한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국립발레단은 홍보문구와 달리 ‘산초판자(돈키호테 시종)’와 ‘가마슈(멍청한 귀족)’의 유쾌한 캐릭터를 살리지 못해 코믹은커녕 진지한 사랑이야기 정도로 받아들여진다. 오히려 집시의 춤이나 투우사의 춤과 같은 디베르티스망(줄거리와 관계 없는 춤)이 확실한 인상을 남겼다.

이번 공연은 연극적인 코믹함 보다는 전체가 하나의 그림과 같은 영상이 아름다웠다. 1막은 제롬 카플랑의 밝고 화사한 의상이 스페인 광장을 연상케 하고, 극의 분위기를 더욱 화사하게 만들었다. 의상의 보색대비와 함께 부채, 탬버린, 기타 등의 소품이 적절히 어울렸다. 2막 3장(숲속의 꿈)은 그 전까지 현실적이고 연극적인 부분이 많은 부분에서 완전히 몽상적인 부분으로의 극적 대비로 관객의 시각을 사로잡았다. 두 번의 시각적 대비는 다소 긴 작품에 긴장감을 더해 주었고, 발레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동화 속 나라와 같은 영상을 선보인다.
‘키트리’역의 배주윤은 거침없는 하체테크닉을 선보였고, ‘바질’역의 안드레이 블로틴은 정열적인 동작은 돈키호테에서 바란 기대를 충족시켰다. 특히 3막에서 <돈키호테>의 하이라이트인 ‘키트리’와 ‘바질’의 파드되에서 유감없이 실력 발휘를 해 큰 호응을 받았다. 그러나 배주윤의 얌전한 상체는 돈키호테의 요염한 ‘키트리’를 연상시키기에는 다소 부족했다. 무용 실력과 더불어 표현력과 코믹스러운 부분에서 좀 더 자연스러운 모습을 연기했다면 최고의 ‘키트리’라는 평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발레 대중화, 자리매김 하다!!
무용이, 특히 발레가 대중에게 사랑을 받으면서 다양한 관객층이 공연장을 찾고 있다. 발레동호회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A4 한 장에 간추린 내용과 동호회 소개를 적어 배포하는가 하면, 취학 전 아동들부터 노부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공연장을 찾았다. 무용공연장에 일반 대중과 무용애호가들이 많이 찾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한 공연이다. 또한 국립발레단에서 각 장이 시작될 때 자막으로 간단하게 내용을 알려준 것은 대중들에게 작품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단체와 관객이 함께 변화하는 모습은 매우 고무적이다.
그러나 “국립”이라는 단체에서 관객의 대중화에만 급급해 완성도 낮은 작품을 선보인 것은 부적합하다. 오케스트라와 무용수가 시작이 맞지 않아 간주를 두 번 하는가 하면, 요정으로 나온 어린 무용수에 이어 솔리스트가 ‘꽈당’ 넘어지고, 공연이 끝나기 전에 커튼이 쳐지는 해프닝이 있었다. 이런 실수에 많은 관객들이 더 큰 박수를 보내며 인간적인(실수하는) 발레에 격려했지만, “국립”이기에 이런 실수를 너그럽게 이해하기는 어렵다. 관객은 넓히되 프로는 더욱 프로다운 면모로 나아가야할 것이다.



글_ 마징가 ds@dancingspider.co.kr 사진_ 국립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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