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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ncingSpider | 2019.03.15 00:15 | 조회 1641
    춤. 그 생명력을 포커스에 담아내는 사진작가 옥상훈

    공연사진작가 옥상훈을 대학로 theater café 에서 만났다.
    '남다른 외모가 혹시나 춤 꾼? 극구 부인하는 작가의 모습에 어린아이를 보았다는…’
    옥상훈은 대학시절(경북대 기계공학과) 우연히 승무공연을 접한 뒤 자신이 좋아하며, 느끼고 싶은 국악을 담는 일을 해보고자 하였다. 그것이 사진작업 이였고 올해로 춤 사진을 작업한지 14년 째 라고 한다.



    Q [2018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전편을 작업하는데요. 요즘 많이 바쁘시겠어요?
    A 네. 많이 바쁩니다. 창작산실의 쇼케이스 부터 올해의 신작까지 전 장르를 촬영하고 있는데 여기 사진들은 쇼케이스 작업 하면서 찍은 겁니다. 마치 저의 공연 사진 전시회에 와 있는 것 같아요.


    (대학로 씨어터 카페)

    Q 춤 사진을 촬영한지 14년째라 했어요. 사진작업을 잘 했다고 생각하세요?
    A 꿈같죠. 꿈같은 얘기인거죠.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겁도 없이 프리랜서 사진작가 일을 시작 했어요. 그때가 26살이었는데 막연하게나마 목표 같은 게 있잖아요. 그게 뭐였냐면 ‘40살쯤 되었을 때 그래도 무용사진 하면 '옥상훈' 이라는 세 글자는 나오게 살았으면 좋겠다.’ 였어요. 솔직히 이룬 것 같아요. 왜냐하면 다른 공연 장르, 예를 들면 연극이나 뮤지컬에서 움직임이 많은 작품을 하려고 할 때 기존에 찍었던 사진작가 말고 움직임에 특화된 사람을 찾을 때가 있어요. 그럴 때마다 추천 후보군에 제 이름이 꼭 올라간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그렇게 해서 작업하는 경우도 많고요. 2016년에 모 대학 교수님께서 아무 연고나 인연도 없는데 페이스북에 있는 제 사진 작업 만 보고 연락을 주셔서 공연사진 작업을 했어요. 그것이 인연이 되어 지금 까지도 작업을 하고 있어요. 그 분이 충남대학교 현대무용 최성옥 교수님이신데요. 교수님 덕분에 대전도 종종 내려가고 메타댄스 단원들과도 친하게 지내고 좋아요. 이런 몇 가지 사건(?)들을 통해 막연하게나마 26살에 얘기 했던 나의 목표가 내 꿈을 이루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Q 공연무용사진을 전문으로 촬영하는데 옥상훈에게 고마우신 분, 혹은 선생님이 계신가요?
    A 네. 여럿 분들이 계시지만 그 중에서 말씀드리면 대구 계명대 한국무용 장유경 교수님입니다.


    Q 대구 계명대 한국무용 장유경 교수님 하고는 어떤 인연으로 알게 되었나요?
    A 2007년도에 신출내기 사진작가인 제가 장유경 교수님의 신작공연 사진을 찍게 되었어요. 그런데 그 사진이 잘 나와서 댄스포럼 이라는 잡지에 실리게 된 거죠. 그것이 교수님을 만나게 된 계기가 되었고 무용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된 모든 인연의 시작이 된 것 같아요. 학교에서 무용 특강할 때 참관하는 걸 허락해주셔서 뒤에서 움직임을 따라해 보기도 하고 2008년도에는 뉴욕 공연에 저를 데러가 주시기도 하였고, 제자처럼 대해주셨어요.
    교수님은 옥상훈 작가가 잘해서 된 거라 말씀하시지만 무용사진을 찍을 수 있는 단계를 만들어 주신 분은 대구 계명대 한국무용 장유경 교수님이세요.



    (장유경 교수님과의 인연이 된 공연사진 / 2007년)


    Q 그럼 모든 인연의 시작이 장유경 교수님 이라고 하면 또 다른 인연은 없었나요?
    A 경희대 윤미라 교수님이요. 윤미라 무용단이 대구에 공연을 왔었어요. 그때 장유경 교수님께서 “옥상훈이라고 있다. 찍어봐라. 잘 찍는다. 이 사람은 사진 찍기 위해서 춤도 배우고 장단도 배웠다.” 하셔서 장유경 교수님 소개로 윤미라 교수님을 만나게 되었어요. 스텝으로 정해져 작업을 하게 되면 오랫동안 작업을 함께 할 정도로 윤미라 교수님은 무척 깐깐하세요. 그런 윤미라 교수님과의 처음 작업을 했을 때 윤미라무용단 단원 모두가 저를 보고 놀랬어요. “어떻게 20대 후반으로 밖에 보이질 않는데 저렇게 젊은 사진작가가 교수님 사진을 찍지? 찍고 싶다고 해도 NO라고 얘기하시는 분인데” 이렇게 해서 검증 아닌 검증이 되었어요.


    Q 옥상훈 작가의 SNS에 안은미컴퍼니 하고도 인연이 있던데요?
    A 2009년 신년에 장유경 교수님 연출로 대구 오페라 하우스에서 댄스페스티벌이 열렸어요. 그때 안은미 선생님을 만나게 되는데요. 저하고 이야기 몇 마디 나누시더니 “내가 5월 달에 안컴 단원들 작품으로 어떤 공연을 하나 하는데 서울 올라와서 사진 좀 찍어 줄 수 있겠어?” 하시는 거예요. 그날 만 학수고대 기다렸죠. 5월에 서울로 올라 와서 안은미컴퍼니 식구들과 만나게 되었고 저의 작업 방식을 다 보게 되었잖아요. 이 정도면 서울에서도 통한다고 해서 '대구가 아닌 서울에서 해보자.' 라고 결심을 했는데 그게 서울로 올라온 계기가 되었어요. 공교롭게도 그때 쯤 저 나름대로 공연사진촬영에 대한 지역 예술계에 한계를 느끼기도 했고요. 원래 안은미 선생님은 20여년 동안 최영모 선생님하고 작업을 했는데 안은미컴퍼니에 다른 무용사진 작가는 '옥상훈이 처음'이라고 말씀해 주셨으니 저는 감사하고 또 감사할 뿐이죠. 물론 지금도 안은미 선생님의 메인 작가는 최영모 선생님이세요. 저는 서브의 개념으로 안은미 선생님과 작업을 하거나 안컴 단원들 작업에 친형, 친오빠처럼 같이 즐겁게 작업해요. SNS에 ‘안은미컴퍼니 근무 했음’도 안은미컴퍼니 식구 중 한 친구가 태그를 달아 주었어요. 단순하게 사진작가와 무용수들의 관계라기보다는 가족 이상의 개념이라고 할까요. 페이스북에 있는 건 그때 생긴 프로필입니다.


    Q 작년에 유럽에서 첫 전시회를 하셨어요. 어떤 계기로 하게 되었는지요?
    A 전시회 이전에 안드레아 슐레바인(Andrea k Schlewein) 하고의 인연을 얘기 해야 할 것 같아요. 2010년에 한예종에서 안무를 전공하는 학생들과 작업을 하는 인연으로 2012년에 안드레아 슐레바인 이라는 오스트리아 안무가가 한 학기 동안 초빙교수로 왔어요. 안드레아의 안무작품이 정기공연에 올라왔고 그 공연 사진을 제가 찍었어요. 공연사진이 마음에 들었는지 다음해에 한국에서의 실험 공연 사진도 제가 찍게 되었고요. 2014년 씨댄스에 초청 받아 공연을 왔을 때도 2016년에 부산국제단편영화제에 초청을 받아 공연을 한 것까지 총4개의 안드레아 작품을 촬영 했었어요. 2017년 12월 갑자기 안드레아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내년에 전시회를 기획 하고 있다. 전시회 주제가 옥상훈이다. 지금까지 당신이 찍었던 나의 작품들로 사진과 무용의 만남이라는 전시회를 내년 8월에 할 계획인데 그떄 오스트리아로 와주면 좋겠다고 말이죠. 솔직히 좋은 것 보다는 어리둥절 했어요. 아직 우리나라에서도 안 한 개인전을 유럽 오스트리아에서 하게 된 거잖아요. 꿈 꾸는 것 같은 느낌? 제 사진의 가치를 알아 봐 준 것 같아 너무 기쁘고 행복했어요. 모든 것에 감사하고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안드레아와의 첫 인연이 되었던 작품 outcast / 2012년)


    (전시회 오픈식 모습 / 2018년)


    Q 이 모든 일들에는 가족의 힘이 컸을 것 같아요. 특히 아내 분?
    A 국자중요무형문화재 제 29호 서도소리 보유자이신 김광숙 선생님의 소리극 작업을 하면서 아내를 만났어요. 그때 당시 아내는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준단원 이었고 저는 서울에 올라와 활동한지 얼마 안된 무명 사진 작가였고요. 2년 연애하고 2012년에 결혼해서 아들 둘 낳고 잘 살고 있습니다. 원래 제 성향이 감성적이고 어떤 것에 몰두하게 되면 다른 것을 거의 살피지 못하는데 저에게 없는 부족한 부분을 아내가 잘 채워줘요. 결혼 할 당시 사진작가로서의 저의 가능성을 알아 봐준 아내가 고맙고 결혼까지 하게 된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늘 고맙네요. 지금도 아내는 민요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Q 옥상훈에게 좋은 사진이란?
    A 좋은 사진은 제가 노력해서 찍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이 찍히도록 허락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기준에서 보면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은 30%정도인 것 같아요. 아무리 작품을 분석하고 준비하고 좋은 장비를 마련해도 실수로 셔터를 잘못 누르거나 카메라가 오작동을 하고 결정적 순간에 기침만 나와도 정말 그 사진은 없는 것이니까요. 또 30%는 무대에서 공연하는 모든 분들이 만드는 거라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30%는 조명, 무대 등등 환경이 만들어 주고 나머지 10%는 이 모든 것들이 맞아 떨어지는 한 순간의 허락이고요. 본인이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사진을 만들 수도 아니면 셔터를 눌렀는데 운이 좋아 좋은 사진이 나올 수도 있어요. 하지만 지속적으로 좋은 사진이 나오는 것이 단순히 노력과 운 만이라고 생각 하지 않아요. 그래서 좋은 사진을 보면 잘 찍은 것이 아니라 허락을 받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허락 받기 위해서 준비 하는 것이 제가 하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움직임만 보고 셔터를 누르는 것이 아니라 피사체와의 호흡 무용수와 저의 호흡이 셔터를 누르는 손가락의 타이밍이 절묘하게 일치하는 순간이라고나 할까요.


    Q 인터뷰를 마무리 할까 하는데요. 다른 분야하고의 협업 작업을 하실 의향이 있으세요?
    A 아직 구체적으로 말씀 드릴 수 있는 것은 없고요.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과 논의되는 것들이 있어요. 협업 작업은 아니지만 공연에서의 드라마 트루기나 연출 작업은 간간히 하고 있고요.
    오는 3월 29,30일에 장혜주 안무가의 ‘정류장’이라는 작품에 연출로 참여합니다. 기다림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기다림을 4가지의 오브제를 통해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하고 특히나 이번 공연은 단편 영화와의 협업 작업이라 많이 신경 쓰이고 분주합니다.


    Q 잘되시길 빌겠어요. 미리 축하드립니다.
    A 제가 작업을 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에게 폐만 끼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엉뚱한 질문 하나]
    Q 옷은 어디서 구입하세요?
    A 아~ 옷이요. 저 오늘 인터뷰라고 해서 이렇게 입고 왔어요. 평소에는 작업복 입어요. 검은색 스판바지, 검은색 티셔츠 5벌씩 사거든요. 신발도 검은색으로요. 머리는 바리깡으로 밀고요. 공연사진 찍을 때 제가 보이면 안되거든요. 사진 찍는 것이 공연 작업에 방해가 되면 안되니까요.


    옥상훈 작가 인터뷰를 마치면서
    옥상훈 작가는 14년 동안 무용사진 작업을 하면서 공연당일에 사진을 찍는 법이 없다고 한다. 그는 안무가와 충분한 대화를 하고 작품의 시놉시스를 분석하면서, 공연 자체를 느끼고 이해한 후에야 촬영을 시작하는 무용사진작가이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그의 아이 같은 천진한 모습에 놀라움을 느꼈다. 자신의 일에 대한 철학과 소신, 자신감, 그리고 새로운 과제에 물러서지 않고 도전하며 노력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26세 때 그의 꿈은 ‘무용사진작가=옥상훈’ 으로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것이었다. 마흔이 되어서 그 꿈이 이루어졌듯이, 10여년 후에는 그의 이름 뒤에 ‘페스티벌 예술감독’이 자연스럽게 따라붙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사진제공 : 옥상훈
    춤추는거미 칼럼니스트 강희경 ( 藝琳 )
    춤추는거미 webzined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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