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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춤추는거미 | 2009.06.02 01:46 | 조회 8235

    흔들리는 한예종




    3월부터 실시한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가 실시됐다. 이에 지난 18일 황지우 총장의 징계위원회 회부 결정과 19일 황 총장의 사퇴로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최근 한예종에서 추진해온 이론학과 확대운영, 예술과 과학기술을 융합하는 U-AT(유비쿼터스 아트 앤드 테크놀러지) 통섭교육 사업, 협동과정 운영 등이 이번 감사에서 부적절하다며 문화부는 개선과 시정을 요구했다.

    한예종은 통섭 교육 중지, 이론과 축소 등의 학사조직 개편이 단행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으로 25일 문화부 감사결과에 따른 교수 징계 철회를 요구했다. 이에 26일 한예종은 서울 성북구 석관동 캠퍼스에서 교수협의회 주최 ‘한예종 사태 해결을 위한 토론회’가 열리고, 학생들은 비상대책위를 만들어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한예종을 살리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설립취지 이탈한 한예종

    한예종은 예술영재교육과 실기전문가 양성하자는 취지에서 설립됐다. 1990년 문화부의 국립예술학교 설립 공포, 1991년 대통령령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설치령’이 제정됐으며 1993년 3월 공식 개교했다. 음악원을 시작으로 1994년부터 1998년까지 연극원, 영상원,  무용원,  미술원, 전통예술원이 차례로 개원했다.

    고등교육법상 '각종학교'로 분류되는 한예종은 대학과 대학원이라는 명칭을 쓰지 못했다. 그런데 1998년 설치령을 개정해 학교장의 명칭을 ‘교장’에서 ‘총장’으로, 2004년 학교명을 ‘학교’에서 ‘대학’으로 바꾸며 마찰을 키웠다. 또 대학원을 설치해 한예종의 전문사제도(일반대학의 대학원에 상당하는 과정)를 통해 석·박사 학위를 수여할 수 있도록 하는 '한국예술학교 설치법 제정안'을 추진했지만, 일반 예술 관련대학 교수 및 학생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무산되었다. 이에 한예종의 설치법 제정에 반대하는 일반 예술 대학 교수들의 모임인 ‘전국예술대학교수연합회’가 결성되기도 했다.

    지난 2007년 협동과정개설로 사실상 7개원이 운영되고 있다. 같은 해 3월 연극원 극작과 서사창작 전공이 협동과정 서사창작과로, 무용원 예술전문사 과정의 예술경영과가 협동과정 예술경영과로 통합·융합하는 등 이론학과도 확대해 왔다. 또 황지우 총장이 2006년부터 추진한 통섭교육 사업이 학교 설립취지에 맞지 않고, KAIST 문화기술대학원 등과 업무가 중복되어 문화부가 중지를 요구하고 나서 한예종의 교육사업에 먹구름이 끼었다.



    억울한 한예종

    한예종 측은 이론교육 없이 예술교육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설치령 제2조 1항은 "'예술사과정'이라 함은 예술실기 및 예술이론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대학과정에 상당하는 교육과정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한예종의 김채현 교수협의회 의장은 이론교과에 대한 명시에 대하여 본교의 설치령과 학칙에 분명히 들어있으므로 한예종이 실기전문 교육기관이기는 하나 이론학과를 폐지하거나 필요한 이론교과를 외부 강사진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대응했다. 또 이론학과의 재학생은 전교생의 8%에 불과하고 실기교육이 중점으로 운영되며, 기술자가 아닌 예술가에게 인문적 소양과 분석적 사고 등을 키워주는 이론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통섭교육사업 중지에 관련하여 협동과정은 현시대에 예술의 통합·융합은 필수적이라며 감사처분으로 학교의 존폐를 좌우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또 한예종은 25일 문화부에 제출한 교수 결의문을 통해 외부 압력에 굴하지 않고 맞서나갈 것이라면서 앞으로 교권 수호 운동, 공개 토론회 등을 통해 사태의 해결을 모색한다는 입장이다.



    정체성 회복하라

    현행법상 한예종은 교육기관이지만 교육과학기술부의 위탁으로 만들어진 문화관광부 산하기관으로 실기 중심의 교육기관이다. 특수한 목적으로 설립된 만큼 이론과 및 협동과정, 일반대학과 중복되는 전공은 한예종에 불필요해 보인다. 대학에서 운영하지 못하는 특수한 부분을 한예종이 맡아 교육을 해야 하는 것이다. 한예종이 국립대학으로 바뀌지 않는 한 필요한 만큼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그렇지 않으면 한 해 3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지원받는 한예종은 타 대학들과 형평성에 어긋나는 편중지원을 받는 학교일 뿐이다. 한예종은 설립취지에 맞는 실기전문예술인 양성에 중점을 두어야 하며, 예술 실기 교육 위주의 전문학교(컨서바토리)로 남아야 할 것이다.





    글_크레용 ds@dancingspider.co.kr
    사진_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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