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춤전문지를 디비본다!(2)

춤추는거미 | 2005.04.16 22:32 | 조회 4954

  
한국의 춤전문지를 디비본다!(2)

-한국 춤 전문지들에 대한 개략적 비교 분석-
  

* 춤과 사람들- 이렇게도 소박한 잡지가 있을까? 이 잡지는 ‘춤’과 ‘사람들’ 중에 ‘사람들’에 방점이 찍혀있는 잡지이다. 춤 자체에 대한 전문가적인 정보들보다는, 춤과 관련된 사람들의 이런 저런 일상사들이 거의 모든 지면을 채우고 있다. 가령 무용가 집안 사람들, 무용수의 어머니, 무용계에서 잊혀진 사람, 늦은 나이에 무용 시작한 사람, 무용에서 다른 것으로 전공을 바꾼 사람, 무용가의 친구, 외국 유학 중인 무용가, 개성있는 신예 무용수, 남다른 패션감각을 지닌 무용수 등의 인터뷰들이 실려있다. 그런 까닭에 춤 동호회의 소식지같은 느낌마저 주지만, 행여 내가 알던 춤추는 친구가 혹시 뭐 하고 사나 궁금하다면, 혹은 잘 나가는 춤꾼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가 궁금하다면 이 잡지를 디비봐라. 소식을 알 수도 있으리니. 또한 이 잡지의 소박함은 사진 자료들에서 다소 부정적으로 나타난다. 국내 춤공연 관련 사진 자료들은 그나마 상태가 낫지만, 해외춤 사진은 출처가 의심스럴만큼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러나 이 잡지에서 꽤 색다르게 시도되고 있는 연재물로는 ‘무용음악 이야기’를 들 수 있겠다. 무용음악만을 꾸준하고 섬세하게 다루는 것은 다른 잡지에서는 보여지지 않은 시도인 듯 하다. 이 잡지의 주요 필자는 고석림, 문애령 등이다. 문애령의 날카로운 평론을 읽어내는 맛이 있어서 그래도 꾸준히 찾게 되는 잡지인 듯 하다.


* 공연과 리뷰
- 이 잡지는 평론가 김태원이 편집장으로 있으며 현대미학사에서 발행하고 있는 공연예술과 영화에 대한 평론지이다. 춤만 다루는 잡지는 아니지만, 춤 공연 리뷰와 춤 연구물들이 잡지의 반은 채우고 있으니, 내용적으로는 거의 춤전문잡지라고 볼 수 있겠다. 일단 현대미학사에서 딱 느낌 와주신다. 예술 이론 위주의 머리 아픈 책들만 나오는 출판사이다보니, 이 잡지 글들도 다 한 수준 잡아주신다. 전체적으로 정련된 필치의 글들이 많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춤 분야로는 김태원, 채희완, 이숙재, 김영희, 한상근, 장광열, 성기숙 등이 활동하고 있다. 전문 평론지이며, 계간지인 까닭에 시간적 여유도 작용해서인지, 다른 잡지들에 비해 글의 내용들이 꽉 차 있는 느낌을 준다. 게다가 연극, 영화, 뮤지컬 등 인접 장르에 대한 평론과 연구물들이 소개되고 있어서 다양하게 공부해보는 느낌으로 읽을 수 있는 잡지이다. 평론에 관심이 많은 자라면 이 잡지를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을 것이다.


자, 이리하여 춤전문지를 순식간에 한 번 디비보았다. 다소 필자의 주관적인 편견이 포함되어 있는 이 글이 당신들의 잡지 선택에 도움이 될른지 모르겠다. 그래도 도움 될 얘기는 한 가지 해주겠다. 저 중 가장 비싼 책은 <공연과 리뷰>이다.
필자는 이 글을 준비하며 이 좋은 봄날 도서관에 쳐박혀 눈이 빠져라 잡지들을 디볐다. 무척 짜증나는 경험이었다. 그러고 있는 본인의 꼴도 짜증났지만, 잡지라는 것이 도대체 어디까지 독자의 욕구를 만족시켜 줄 수 있을 것인가하는 풀리지 않는 의문이 머리를 복잡하게 했다. 70-80년대에 비해 잡지 종류도 늘어났고 발행수도 늘었지만, 잡지를 좀 더 내용성있고 풍성하게 만들어야 무용계에 진정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무용계 구조상 춤전문 잡지사 또한 매우 영세한 규모로 운영될 수 밖에 없고, 풍성한 자료를 매달 성실하게 담아내기 힘들 것이라는 게 상상이 되고도 남는다. 하지만 몇몇 평론가들이 주도적 입지를 가지고 이 편 저 편으로 갈라져 있는 듯한 인상이 강했으며, 나머지 필진들의 전문성을 더 끌어내야 균형있는 잡지 한 권이 만들어지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춤과 관련된 다양한 담론들을 여러 각도에서 일으켜봐야할 것이며, 타예술쟝르를 춤적으로 사고하는 것도 꾸준히 시도되어져야 할 점으로 보인다.


글/ 김만지 ds@dancingspi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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