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춤전문지를 디비본다!(1)

춤추는거미 | 2005.04.05 00:19 | 조회 5458

한국의 춤전문지를 디비본다!(1)

-한국 춤 전문지들에 대한 개략적 비교 분석-
  

   춤추는 거미에서는 이번호 특집으로 한국의 춤전문지들을 소개하고, 비교분석하고자 한다. 춤전문잡지- 춤계에 관심이 많은 춤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사보게 되고, 정기구독하지는 않더라도 종종 도서관에서 짜투리 시간을 때우기 위해 보기도 한다.
국내 주요 춤 전문지는 대략 <춤>, <몸>, <댄스포럼>, <춤과 사람들>의 네 가지로 볼 수 있는데, 이런 잡지들을 통해 독자들은 그 달의 공연소식, 지난 달의 공연 평론, 춤이론, 무용가 소개, 해외춤 소개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춤잡지 한 권이 이 모든 욕구를 다 골고루 충족시켜주지는 않는다. 잡지마다 성격이 조금씩 다른 까닭이다. 이번 특집에서는 그 특징들을 개략적으로나마 소개함으로써 독자들의 선택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먼저 현재의 네 개 메이저 잡지가 있기 이전에는 어떤 잡지들이 있었는지 살짝 짚어준다. 필자의 귀챠니즘으로 인해, 춤잡지의 역사를 전부 훑어볼 수는 없었고, 무용계가 양적 성장을 겪기 시작한 70년대부터 있었던 잡지로 <무용한국(1970-1997)>과 <춤(1976-)>이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현재에 비해 무용계 규모가 작았고, 정보・인쇄기술의 한계도 있었기에, 현재 무용전문지의 신속하고 폭넓은 정보와는 비교할 수 없으나, 이 잡지들의 역사가 없었다면 춤 연구의 자료수집이나 춤잡지의 전문성을 구축해나가는 데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이 외에도 한국현대무용협회와 육완순이 주축이 되어 발행했던 <춤 이미지(1989-1991)>가 있었는데, 컨템퍼러리 무용단과 ADF에 대한 광고로 많은 지면을 채우고 있으니 혹시 그쪽 자료들이 필요한 자라면 참고할 만 하다.


또한 <무용저널(1987-1996)>과 <춤저널(1997-1998)>은 평론가 저널로서, 현재의 평론가 그룹을 만들어내는 데에 발판을 마련했던 잡지들이었다. 이러한 춤 전문가들의 날카로운 글빨을 2000년대에 이어진 <춤 지성>이라는 계간지에서 기대해보기도 하였으나, 도대체 다음 호는 언제 나오는데?
각설하고. 그럼 자 자, 현재 발행되고 있는 춤 전문 잡지들을 한 번 디비 봅시다!



* 춤
- 단 5천원 한 장에 빡빡하게 채워진 춤세상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는 이 잡지. 칼라 화보가 전혀 없이 오직 누런 종이에 까만 글씨로만 꽉 찬 알찬 잡지? 글쎄다, 현재 젊은 무용인들에게는 재미없고 답보적인 춤잡지로 흔히 인식되고 있는 듯하다. 장구한 역사 때문인지 권위있는 잡지로 인식되기도 하며, 많은 연구자들이 춤 관련 논문을 쓸때 참고문헌으로 가장 애용하는 정기간행물이기도 하고, 이 잡지에 리뷰가 실리는 것을 안무가들이 중요하게 생각하기도 하지만, 좀처럼 손이 가지 않는 잡지이기도 하다. 공연리뷰, 특정 주제에 따라 이런 저런 인간들 모아서 대담한 내용, 무용가 인터뷰, 해외단신, 타예술분야 전문가들의 에세이 등등이 주요 내용인데, 그다지 핵심적이고 강렬한 글이 예전만큼 없고 그림도 없으니 거 참 보기가 ‘깝깝’하다. 여튼 <춤>지가 갖는 영향력은 아직 무용계에 유효한 듯 하나, 글과 사진 자료 등에서 요즘 감각에 맞는 변화가 시도되었으면 하는 바램들이 적지 않다. 이 잡지의 주요 필자는 성기숙, 김영태 등이며, 이들의 독특한 필치를 분석해보는 재미가 있다.


* 댄스포럼
- 이 잡지는 전체적으로 느슨한 느낌을 준다. 많은 지면이 춤 사진으로 채워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시각적 쾌락을 위해서는 기꺼이 이 잡지를 집어들라. 생동감있고 깔끔하게 편집된 춤 사진들을 실컷 즐길 수 있을 것이니. 그만큼 내용성 있는 글들은 덜 실려있는 편이지만, 이 잡지의 논단 코너만큼은 꽤 힘을 발휘하고 있다. 예컨대 허영일 교수의 학력위조 사건에 대한 고발이나, 서울무용제의 발전방향에 대한 대담 등은 춤계에 논쟁의 장을 만들어 내기에 충분했다. 또한 이 잡지는 어느 잡지들 보다도 해외단신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해외 춤계에 대한 정보들이 필요한 자라면 도움이 될 듯하다. 무용가에 대한 집중연구도 볼 만 하다. 이 잡지의 주요 필자는 김경애, 장광열 등이다.





* 몸
- 개편이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 잡지는, 현재 가장 많이 읽혀지고 있다. 이 잡지의 전신은 <무용예술>이었으며 발행인은 김매자였다. 현재에는 최해리 체제로 개편되면서 다양하고 심도있는 주제들과 내용의 경중이 잘 조절되고 있다는 긍정을 얻어내고 있다. 이 잡지는 최근 잦아지고 있는 해외 춤단체들의 국내 공연을 소개하는 데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어서, 자칫 공연홍보에만 치중하는 듯한 오해를 일으킬 수도 있다. 대신 해외팀들의 공연을 보러가기 전에 이 잡지를 살짝 읽어주고 간다면 팜플렛을 사지 않아도 될 만큼의 사전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학문적인 내용들도 이 잡지에는 꼬박꼬박 잘 배치되어 있다. 필자는 예전에 이 잡지의 춤인류학 연재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현재는 라바노테이션에 대한 연재가 실리고 있어서 이 또한 기대 중이다. 외국 춤 페스티벌이나 워크샵, 혹은 국내의 지역축제나 춤워크샵, 심포지움 등에 가서 현지의 상황들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여러 필자들도 이 잡지에 많은 글을 싣고 있다. 무용사에 대한 연구들도 소개되고 있으며, 새로 나온 책 소개, 신인 안무가들에 대한 소개 등도 꼼꼼하게 되어 있는 편이다. 하지만 종종 어떤 지면은 마감일에 겨우 맞춘 듯한 인상도 주어서 아직 <몸>지는 더욱 많은 변화가 필요하리라고 생각된다. 이 잡지의 주요 필진은 최해리, 김남수, 허명진 등이며 전문기자와 인턴기자까지 체계적으로 조직되어 있어서 그나마 다양한 주제들을 짜임새있게 다루고 있지 않은가 싶다.

* 다음호에 계속됩니다.


글/ 김만지 ds@dancingspi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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