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자격증 까발리기

춤추는거미 | 2007.04.02 23:25 | 조회 6133

민간자격증 까발리기



민간 자격증, 그 존재의 이유  


바야흐로 ‘민간자격증’ 홍수시대이다. 민간자격증이란 국가를 제외한 각 기업이나 법인 또는 개인이 일정한 시험을 통해 기술과 기능을 인정해주는 자격증을 말한다. 2006년 1월 22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발표에 따르면 “민간 자격증은 2005년 말 248개 기관에서 805종이 발급되고 있으며 민간자격증 가운데 국가공인 자격증은 50개에 그쳐 전체의 6.2%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2007년 현재 민간 자격증의 수는 10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우리가 알고 있는 자격증의 거의 대부분이 민간 자격증이라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무용인들이 주로 취득하는 ‘무용관련 자격증’들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무용관련 민간 자격증을 발급하는 기관은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협회, 학원과 같은 소규모 단체, 대학교에서 운영하는 평생ㆍ사회교육원 등이 있다. 현재 발급되고 있는 자격증만 해도 유아무용, 아동무용, 영어발레, 무용치료, 유아율동, 요가, 필라테스, 선교무용 등 종류를 모두 언급하기 힘들 정도이며 또 계속해서 생겨나는 추세이다.


민간자격증이 이렇게 쏟아져 나오는 것은 국가가 1997년 ‘자격기본법’을 신설하면서 신고나 등록 절차 없이 법인이나 개인 누구든 민간자격을 신설해 운영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거기다 좀 더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 보자면 심각한 취업난으로 고생하는 ‘하얀손(백수)’ 때문이다. ‘하얀손’은 다른 경쟁자와 차별화된 취업 전략이 필요하고, 이력서에서 눈길을 끌기 위해 자격증 경력이 필요했던 것이다.


무용인들의 경우에는 더더욱 필연적인 이유에서이다. 극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이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는데 능력이 모자라기보다는 일자리 자체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공연이 적자로 운영 되니 무용수로 생활한다 해도 충분한 급여를 받기 힘들다. 이와 관련해서 2007년 2월 4일자 국민일보 기사에서 전문무용수지원센터 이사장 윤성주씨는 "작품 하나를 올리기 위해서는 꼬박 두세 달이 걸리는데 무용수들이 받는 돈은 교통비에도 미치지 못 한다"면서 "다른 부업을 갖지 않고 공연만 해서는 생계를 꾸릴 수 없을 만큼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2006년 6월 22일자 한국일보 기사에 따르면 꾸준히 활동 중인 공연단을 상대로 유료 관객 수를 집계한 결과 무용 공연은 33만 명으로 8.8%에 불과했다. 그러니 직접 안무가가 되어 공연을 올린다고 해도 수익을 바라기 힘들다. 게다가 무용인구 또한 급격히 줄고 있어 무용레슨 마저도 구하기 쉽지 않다. 학교 교사를 하자니 무용교사는 없고 체육교사만 있을 뿐이다.


무용인들은 이렇듯 필연적으로 생활무용, 즉 무용전공자가 아닌 일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좌들로 눈을 돌리게 된다. 또 웰빙 열풍을 타고 각종 강좌들이 휘트니스, 문화센터 등에서 수없이 생겨났다. 따라서 일자리는 많아졌고, 무용인들은 그것을 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었다. 그것을 결과물로 만들기 위해선 그 일을 할 수 있음을 증명해줄 자격증이 필요했던 것이다.


  민간 자격증, 그 악마의 유혹


그렇다면 민간 자격증이 왜 문제가 되고 있는가? 첫째, 일단 너무 많다.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된 자격증은 남발되기 마련이다. 애초에 남들과 차이를 두고자 했던 것인데 누구나 다 가지고 있으니 무용지물이다. 둘째, 사회적으로 얼마나 인정해주는가의 문제이다. 최악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고액을 들여 자격증을 취득한 후 취업할 곳은 없고 찾아가는 곳마다 그런 자격증은 들어본 적도 없다며 문전박대를 한다. 사실 이런 일은 실제로도 비일비재하다. 셋째, 민간 자격증 중 상당수가 안정적이지 못한 것도 문제이다. 유행의 흐름을 타고 우후죽순 생겨났다가 또 자취도 없이 사라지곤 한다. 오늘 일자리가 많다고 해서 내가 자격증 취득한 후에도 일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속단해서는 안 된다.




  민간자격증, 그 구원의 손길


그렇다면 정녕 ‘민간자격증’은 쓸데없이 돈만 잡아먹는 귀신이란 말인가? 꼭 그렇지는 않다. 무용과 졸업생으로 유아발레, 요가 등 총 4개의 민간 자격증을 취득하고 현재 다섯 번째 자격증을 취득중인 이미진씨의 경험담을 들어보았다. “처음엔 주위 선생님들의 권유로 별 생각 없이 시작했어요. 근데 사회에 나와 보니 무용 관련 강사로 학교(초,중등학교)에 지원할 때 이런 전문 자격증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단법인 중엔 터무니없는 과정이 많기도 하지만 잘 살펴보면 괜찮은 것도 꽤 많이 있습니다.”


이씨는 또 “우리나라에서는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필요 없어요. 꼭 증명을 해야 합니다!”고 덧붙여 말해주었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말이 있다. 똑같은 이력이라면 자격증 하나 더 있는 사람을 채용할 것이라는 말이다.


정리하자면, 민간자격증은 절대 ‘취업보장’을 해주지 못한다. 그러나 ‘취업에 도움’을 준다고는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얼마만큼의 도움을 받게 될지는 수많은 자격증 중에서 옥석을 고르는 독자의 노력에 의해 판가름 날 것이다.



*민간 자격증의 종류, 관련협회 등의 자세한 정보는 자료실에 업데이트 합니다.
  





글_인턴기자 화희 ds@dancingspider.co.kr
사진제공_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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