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무용과 졸업생의 취업 성공기

춤추는거미 | 2007.01.24 23:45 | 조회 9351

[1편] 무용과 졸업생의 취업 성공기




무용학과 졸업 후 진로문제와 취업문제에 관하여 많은 무용인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무용과 졸업인구 비해 턱없이 모자란 일자리 수요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논의되던 문제이지만 국가와 교육부의 정책적인 개선과 노력, 그리고 무용인들의 자발적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이 없다면 이 문제는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졸업 이후 전공을 살리면서 전공과 관련된 일자리를 갖고 싶지만,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며 졸업한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하지만 실례되는 일은 아닌지 고민하다 거기서 끝나고 만다. 그나마 주변의 선배나 동기들을 둘러보면 ‘바늘 구멍 낙타 들어가기’식의 무용단 준비부터 임용고시, 대학원, 스튜어디스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런 분야 역시 오래전부터 하나의 우회로가 되 온 것이 기정사실이다. 자신이 진짜 원하는 일을 찾아 진로를 바꿔볼까도 하지만 인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무용을 버리면 미련이 남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불안감이 앞서 시작조차 쉽지 않다. 이번 춤추는 거미 특집기사에서는 앞서 사회에 진출한 다른 분야의 직업을 갖고 활동 중인 선배들을 만나 경험담을 들어 본다.


-질문-

1. 무용이 아닌 다른 길을 걷고 계신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2. 'ㅇㅇㅇ'를 하기 위해 난 이렇게 했다.

3. '바꾸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때는 언제인가요?

4. 그렇다면 반대로,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5. 무용에 대한 미련은 없으신가요?

6. 진로를 바꾸고자 하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Web Agency ZILLION 웹디자이너 김정미씨(43세)





1. 결혼과 출산 이후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았으나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컴퓨터 그래픽에 매력을 느꼈다. 재밌는 것은 작품을 만들 때마다 공간구성, 색감 등에서 나의 안무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된다는 것이다. 전혀 다른 전공을 한다고 말하지만 내가 제작한 사이트는 직접 안무한 작품이라고 여겨진다.


2. 웹디자이너는 불과 10년 전에는 없었던 직업이다. PC통신을 통해 멀티미디어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여러 정보를 얻었다. 그 중에 현재 ‘한글과 컴퓨터’ 초기 맴버인 김형렬 씨의 권유로 웹 디자인을 시작했다. 관련된 학원, 서적도 많지 않아 일일이 태그를 적으며 프로그램을 짜듯이 제작을 했었다.


3. 사실 ‘바꾸길 잘했다’ 고 생각한 적은 없다. 지금이라도 누군가가 춤을 같이 추자고 하면 주저 없이 나설 것이다. 하지만 지금 웹 디자인 작업이 딴 생각 할 틈을 주지 않는다.


4. 제작을 맡긴 고객이 제 생각과 다른 완성작을 요구 할 때이다. 결국에는 고객이 원하는 데로 가 주지만 속상할 때가 많다.


5. 있다. 가끔 언론 매체에 내 동기들의 공연 소식을 접하거나 후배들이 공연 연습하는 것을 볼 때이다. 그래서 나는 가끔 집안에서 춤을 춘다. 시간이 흐른 후에는 내가 춤을 포기 한 것이 아니라 더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6. 무용을 했던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하든지 적응을 잘한다. 지구력과 순발력 그리고 센스가 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나는 무용을 전공 했어’ 라는 것에 대해서 자부심을 가져라. 그것이 무엇을 하든지 훌륭한 밑받침이 된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중등 체육교사 조채희(25세)



1. 교사의 길을 선택한 이유는 어머니가 선생님이셨기에 어릴 때부터 교직에 대한 막연한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무용을 전공하여 예고에 진학했지만 교직에 대한 꿈은 항상 가지고 있었다. 그 후 부산대학교 무용학과에서 전과를 통해 사범대에 들어갔다.


2. 원하는 길이 분명했기 때문에 무용학과 입학과 동시에 전과를 준비했고 2학년 때 바로 전과 시험에 응시하여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전과한 후 매학기 마다 24학점 취득과 더불어 계절학기는 필수였다. 힘든 대학 4년을 보내고 임용시험에 지원했고, 임용고사 합격과 동시에 중등학교로 발령받게 되었다.


3. 무용가가 아닌 교사의 길로 들어 선 것은 내 인생 최고의 결정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일찍 자리를 잡았고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것이기에 항상 감사한다.


4. 다른 아이들이 예대를 진학할 때 나는 사범대 진학을 꿈꿨고, 친구들이 무용실에서 춤을 추고 있을 때 나는 운동장에서 운동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힘들었던 것은 '임용고시'였다. 고시생들의 생활은 힘들다는 말로 부족할 정도로 고행이다.


5. 당연히 있다. 그러나 나의 선택에 후회는 하지 않는다. 나는 춤을 사랑했고 언젠가는 다시 춤을 추고 싶다. 모든 것을 버리고 다시 무용가의 꿈을 키워나가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언제든 춤을 출수 있는 기회는 있다고 믿는다.


6. 굳이 다른 진로를 택하라고 권하고 싶지는 않다. ‘무용과를 나오면 할 것이 없다’ 는 것은 핑계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춤은 평생을 걸 만한 가치가 분명히 있는 예술이기에 그 길을 걷는 이들을 나는 존경한다. 하지만 어떤 길을 택하든 자기 자신의 확고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절대 자신의 선택에 후회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글_ 인턴기자 화희, 진선미 ds@dancingspider.co.kr
사진_네이버 이미지, 인터뷰 대상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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