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계 병역특례 축소 논란 속으로..

춤추는거미 | 2006.07.06 23:20 | 조회 5490

예술계 병역특례 축소 논란 속으로..




시끌시끌한 병역특례법 축소가 예술계를 강타하면서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의 생각지 못한 4강 진출, 야구 강국 미국과 일본에 승리를 거두면서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들 무렵 정치인들의 인기몰이로 “병역특례”방침이 국회를 통과했다. 앞서 2002년 월드컵 16강 진출에 의한 병역특례가 생긴 이후 병역특례는 “병역특혜”로 그 본질의 변화를 가져왔다. 무분별한 병역특례가 예술계와  체육계 비인기종목의 바늘구멍과 같은 병역특례를 더욱 좁게 만들고 있다.  


국회 국방위에는 무려 17개 분야 2만5000여명에 이르는 대상자들이 너도나도 병역특례 혜택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류스타, 과학 올림피아드 수상자, 성 전환자, 프로게이머, 초등 교육계 남자, 비인기 종목 스포츠 인들의 특례 확대를 요구하고 나섰다.  



기존 병역 특례 대상자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의 4강 진출자에 대한 병역 특례는 정부와 열린우리당의 당정협의회를 통해 결정을 내렸다. 병역법 제26조 제2항에서 규정한 ‘대통령이 정하는 예술·체육 분야의 특기를 가진 사람’을 근거로 하고 있다.


체육 분야는 병역법 시행령 제49조에 의해 올림픽에서 3위 이상 입상, 아시안게임 금메달, 월드컵축구대회 16강 이상 성적을 거둔 사람에 대해 병역특례를 규정하고 있다. 단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단체종목은 실제로 출전한 선수로 제한하고 있다.


예술분야 또한 병역법 시행령 49조에 의해 병무청장이 인정한 국제예술경연대회(호주 멜버른 실내음악 콩쿠르 등 116개) 2위 이상 입상, 국내예술경연대회(전국연극제 등 13개) 1위 입상, 중요무형문화재 지정 분야에서 5년 이상 전수 교육을 받은 사람에 대해 ‘병역 특례’를 인정하고 있다.


특례 기준도 중구난방(衆口難防)이다. 운동선수처럼 시행령에 따라 특례를 받는 분야가 있지만 병무청 훈령에 좌우되는 경우도 있다. 일례로 음악가들은 훈령에 따라 유네스코 산하 국제음악경연대회, 바둑기사들은 응씨배와 후지쓰배 등 2개 세계대회에서 2위 이상 성적을 내면 특례를 받을 수 있지만 무용 분야는 국제 유명대회에서 입상해도 전혀 혜택이 없다. 병무청도 이런 규정이 만들어진 기준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을 못하고 있다.




병역볍 개정안 발의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 등 열린우리당·민주당·민주노동당 의원 11명은 최근 “예술·체육 분야에 대한 ‘병역 특례’를 축소하고, 그 자격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예술 분야에서 병역 특례를 받을 수 있는 기준을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지만, 국제 콩쿠르뿐 아니라 국내 콩쿠르 1위 입상자에게도 병역 특례를 주도록 해서 형평성과 합리성을 잃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국내 콩쿠르 1위 입상자의 경우에는 ‘병역 특례’ 혜택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회 임종인, 김원웅 의원 등은 지난 4월20일 예술 체육 분야의 병역 대체복무자를 국제예술경연대회 2위 이상, 올림픽 3위 이상, 아시아경기대회 1위 입상자로만 한정하는 병역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했다. 병역법 개정안을 발의한 임종인 의원은 “병역을 상벌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군 복무 기간을 단축한다든지, 병역 문화를 바꾼다든지, 대체복무제를 도입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문제를 풀어야지, 누구를 군대에 보내고 말 것이냐는 것이 병역 논란의 초점이 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무용계 반응, 나아가야할 길

법안 내용이 알려지자 문화계는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문화관광부는 예술 발전을 저해한다며 수용 불가 의견을 냈다. 예술계 가운데에서도 무용계가 가장 큰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무용협회는 “개정안이 통과되면 우수한 기량을 가진 학생들이 외국 경연대회 참가만 목표로 할 것이기 때문에 국내 기초예술 교육이 황폐해질 것이다”라고 밝히고, 가장 큰 문제는 “개정안대로 시행된다면 무용, 전통음악은 병역특례 대상에서 원천적으로 배제되기 때문에 예술분야의 경우 국내·국제대회 모두를 인정하는 현 제도를 존속시켜야 한다”는 반박성명을 냈다.


1973년 이래 이 제도의 혜택을 받은 사람은 체육 분야 7백10명, 예술 분야 3백96명에 달했다. 최근 들어 체육 분야보다 예술 분야 수혜자가 더 많아지고 있다. 2005년의 경우 체육 분야 특례자는 네 명에 불과했지만 예술 분야는 40명으로 늘었다. 치열한 경쟁이지만 예술계는 국내 콩쿠르를 통해 정해진 숫자만큼 매년 혜택을 받고 있고, 체육은 국제대회만 인정받기 때문에 예술계 보다 더 좁은 문을 통과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다른 분야와 형평성을 맞혀 가면서 무용과 전통예술의 특징을 잘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누구든 군대 가는 시간은 아깝고 치명적이다. 비단 예술, 체육 분야가 아니라, 공부하는 사람도 연예인들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병역특례를 받는 사람이 너무 적기 때문에 1등이 아닌 많은 사람들이 막막한 현실에 놓여있는 것도 외면할 수 없는 문제이다. 적절한 대안을 만들고 군에 가는 문화로 바꾸는 것이 최상이다. 무용계는 러시아에 발레리나로 구성된 부대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예술부대 생성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나의 답은 없다. 군대 가는 사람이 자신의 전공을 살리면서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동시에 이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극소수 뛰어난 사람에게 병역특례는 존재하되 대부분의 많은 무용수들까지 아우를 수 있는 대안이 나오길 기대한다.


어느새 무용에서는 콩쿠르가 병역특례를 위한 창구로 사용되고 있다. 무용 콩쿠르는 젊은 무용수들의 실력을 겨루고 선의의 경쟁의 장이 되어야 한다. 병역문제 때문에 비리로 얼룩지고, 언성을 높이는 일은 더 이상 없었으면 한다. 무용실에서의 땀방울이 병역면제를 위한 수단이 아닌 무용을 위한 무용이 되기를 꿈꿔본다.



음악에 있어서 순전히 독단적으로 재능을 순위로 분류하는 것은 병리학적 증상이라 할 만큼 해괴한 일이다. 내가 보기에는 세상을 승자와 패자로, 유명인과 무명인으로 나누려는 욕구가 너무 강해서 아주 미묘하고 덧없는 주제에도 무슨 한이 맺힌 사람처럼 게걸스럽게 달려  드는 것 같다. 만일 음악이 힘과 성공의 게임이라면 ‘순수’는 치명타를 맞을 것이다.

-피아노 이야기 中 러셀 셔먼의 음악 콩쿠르에 대한 생각-





글_ 마징가 ds@dancingspider.co.kr
사진_ 박순호, 배효철,
표-조선일보, 이미지_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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