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 춤추는거미 | 2010.07.15 00:49 | 조회 7105


    <독일 탄츠테아터 4> 사샤 발츠,
    '내'가 아닌 '우리'라는 이름으로

     

    현재 독일을 대표하는 안무가로 사샤 발츠(Sasha Waltz)를 꼽는데 이견을 제기할 사람이 과연 누가 있을까. 베를린을 거점으로 활동하며 자신의 무용단 '사샤 발츠 앤드 게스츠(Sasha Waltz&Guests)'를 세계 최고 수준의 무용단으로 성장시킨 이 젊은 안무가는 작품 활동과 예술 경영의 실제적 조화를 보여주는 가장 좋은 예이기도 하다.
    1963년 독일 남부의 도시 칼스루헤에서 태어난 사샤 발츠는 고향에서 처음으로 무용 교육을 받은 후, 20대 초, 중반의 나이에 암스테르담과 뉴욕에서 무용 및 안무를 전공한다. 이후 독일로 돌아온 그녀는 1993년에 그녀의 반려자이기도 한 요헨 잔디히(Jochen Sandig)와 함께 자신의 무용단의 모체이기도 한 '사샤 발츠 앤드 게스츠'를 창단한 후, 1996년에는 과거 동베를린 지역에 위치한 옛날 상인조합 건물을 인수해 독자적으로 활동하는 소규모 연극 및 무용단을 위한 공연장인 '조피엔젤레(Sopiensaele)'를 설립한다. 독일어권 최대의 연극 축제인 '베를린 연극제(Theatertreffen)'에 초대되기도 한 사샤 발츠의 초기 대표작 <코스모나우텐 거리Allee der Kosmonauten>(1996)를 개막 공연으로, 지금까지도 조피엔젤레에서는 전 세계에서 모여든 젊은 예술가들의 다양한 퍼포먼스 프로젝트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 시기에 발표한 작품들을 통해 점차 주목을 받게 된 사샤 발츠는 1999년부터 5년간 베를린 '샤우뷔네 극장(Schaubühne am Lehniner Platz)'의 예술 감독으로 임명된다. 전용 극장의 사용과 전폭적인 재정 지원을 바탕으로 그녀는 샤우뷔네에서 자신의 대표작인 육체 3부작 <몸Körper>(2000), <에스S>(2000), <노바디noBody>(2002)을 비롯하여 <인사이드아웃insideout>(2003), <임프롬투스Impromptus>(2004) 등의 다채로운 작품들을 발표하며 자신만의 안무 방식을 더욱 단단히 다져나간다. 샤우뷔네와의 계약이 만료된 2004년 초부터 다시 극장 소속이 아닌 독립 무용단으로 활동하게 된 '사샤 발츠 앤드 게스츠'는 그로부터 2년이 지난 2006년에 요헨 잔디히와 사샤 발츠가 과거 동베를린 지역의 수력발전소를 인수하여 새로운 복합 문화 공간 '라디알쥐스템 파우(Radialsystem V)'로 개조함으로써 이곳에 새로이 둥지를 틀게 되었다. 기성 무용단들이 보여줬던 관습적인 형식을 타파하자는 의도를 가지고 모인 '사샤 발츠 앤 게스츠'는 정형화된 무용단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일종의 무용 집단(Collective)라 할 수 있는데, 이 같은 특성상 지금까지 약 25개국에서 모여든 150명 이상의 게스트들과 함께 프로젝트 형식의 작업을 진행시켜왔다. 이와 동시에 집단적 특성을 바탕으로 안무가와 무용수 사이의 위계적 관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무용수들 각각이 자신만의 독자적인 안무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도 했다. 현재 사샤 발츠 무용단의 무용수들은 무용수이자 안무가로 베를린에서 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솔로 안무 작품이나 공동 안무 작품을 활발하게 발표하고 있는 중이다. 무용수와 안무가, 일상적 공간과 춤의 공간, 춤과 음악과 미술, 움직임과 언어. 영원히 넘어설 수도, 화해할 수도 없을 것 같던 얼어붙은 경계들은 6,70년대의 독일 탄츠테아터 1세대들이 시도했던 획기적 전환들을 통해 서서히 녹아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수많은 변화들에 등돌리지 않음으로써, 아니 오히려 더욱 적극적으로 그 변화들을 움직임이라는 언어로 그려냄으로써 독일의 탄츠테아터는 40여년 전과 마찬가지로 지금까지도 전 세계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관객들을 찾아올 새로운 무용 경향 역시 탄츠테아터의 커다란 의미망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과연 어떤 방식의 새로운 탄츠테아터를 만나게 될까?

    글_손옥주 ds@dancingspider.co.kr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 연극학, 무용학 박사 과정 재학 중 사진_www.sashawaltz.de
    수정 답변 삭제 목록
    49개(1/3페이지)
    춤추는 세계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다음 글쓰기새로고침
    처음페이지이전 10 페이지123다음 10 페이지마지막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