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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춤추는거미 | 2010.06.29 22:53 | 조회 6533


    <독일 탄츠테아터 3> 움직임을 쓰다, 윌리엄 포사이드

     

    독일 탄츠테아터를 대표하는 두 안무가 윌리엄 포사이드(William Forsythe)와 사샤 발츠(Sasha Waltz)가 보여주는 탄츠테아터의 현재를 통해 세계 무용사의 한 획을 그었던 탄츠테아터의 현주소를 알아보고자 한다. 현재 독일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안무가들은 60, 70년대를 풍미했던 탄츠테아터 1세대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전대의 안무가들과는 달리 자신의 작업을 탄츠테아터라는 고정된 용어로 설명하기를 거부한다. 기존의 것들에 대한 응용과 변형, 그리고 이를 통한 지속적인 창작 과정이 있을 뿐, 그 어떤 작품도 하나의 용어가 대표하는 장르적 특징을 마치 의도한 듯 고스란히 담아낼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최근의 작품 경향이 무용, (언어)연극, 오페라, 순수 미술 및 응용 미술 간의 극단적인 탈장르화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어쩌면 이미 탄츠테아터라는 명료한 용어는 불명료한 현재의 경향을 담아내기엔 너무나 벅찬, 과거형 고유명사가 되어버렸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 탄츠테아터의 중심 지표가 정체되고 권력화된 기존의 무용 질서에 대한 과감한 도전 정신 속에서 형성되었다고 할 때, 탄츠테아터라는 용어의 의미는 현재까지 퇴색되지 않은 채 이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독일에서 활동하는 미국 출신의 안무가
    이미 60세가 된 미국 출신의 세계적인 안무가 포사이드를 독일 탄츠테아터의 후세대라는 이름으로 카테고리화 시키는 게 가능하긴 한 건지 자문부터 하게 된다. 그러나 고향에서 무용 교육을 받은 토박이 뉴요커 포사이드가 70년대와 80~90년대에 각각 슈투트가르트 발레단과 프랑크푸르트 발레단에서 안무 작업의 전성기를 보냈고, 프랑크푸르트 발레단과의 계약 후에 창단한 '포사이드 컴퍼니'가 지금까지도 독일의 작센주와 헤센주의 지속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포사이드의 안무 세계와 독일의 무용계 사이의 밀접한 관계를 짐작하는 건 그리 어려운 게 아니다. 게다가 전통 발레를 변형시키는 작업에 주안점을 뒀던 포사이드의 초기 안무(그의 이름은 소위 '새로운 발레'의 대명사가 된지 오래다.)에서부터 퍼포먼스적 요소를 도입함으로써 즉흥성을 강조한 2000년대의 안무를 살펴보면 그 자체가 최근 유럽 무용계의 대표적 경향인 '컨셉탄츠(Konzepttanz)'가 발생하는 과정을 대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말하자면 포사이드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여타 안무가들과 뚜렷이 구분되는 독창적인 안무 방식을 드러냄과 동시에 유럽 무용의 연대기적 변화 양상 또한 보여주는 것이다. 과거의 탄츠테아터와 지금의 탄츠테아터 사이의 과도기를 보여주는 한편, 과거의 요소와 지금의 요소를 동시에 담아내고 있는 그의 작업은 탄츠테아터에 깃든 의미의 폭을 넓힘으로써 탄츠테아터라는 기표 자체를 투명하게 만든다. 뉴욕에서 태어나 플로리다에서 무용 교육을 받은 포사이드는 1973년 독일로 건너가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입단한다. 이후 1984년 프랑크푸르트 발레단의 무용 감독으로 임명될 때까지 그는 이곳의 상임 안무가로 일하며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및 뮌헨, 런던, 베를린, 파리 등 세계 각지의 발레단을 위한 새로운 작품들을 창작한다.

    그의 작품에 드러난 움직임의 언어적 분절 프랑크푸르트 발레단과 맺은 20년간의 무용 감독 계약은 포사이드와 더불어 프랑크푸르트 발레단을 세계적인 혁신 무용단으로 자리매김하게 한다. 이 기간 동안 그는 <아티팩트Artifact>(1984), <임프레싱 더 차르Impressing the Czar>(1988), 작곡가 톰 윌렘즈(Thom Willems) 그리고 디자이너 이세 미야케(Issey Miyake)와 공동 작업한 <더 로스 오프 스몰 디테일즈The Loss of small Details>(1991) 등의 대표작들을 발표한다. 프랑크푸르트 발레단과의 계약 종료 후, 2005년 자신의 개인 무용단인 '포사이드 컴퍼니Forsythe Company'를 창단한 그는 이후 독일의 헤센주(프랑크푸르트)와 작센주(드레스덴)의 지속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프랑크푸르트의 '복켄하이머 데포트Bockenheimer Depot'와 드레스덴의 '페스트슈필하우스 헬레라우Festspielhaus Hellerau' 양 극장을 본거지로 삼아 지금까지도 정기적으로 새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그의 작품이 보여주는 가장 큰 특징은 포사이드 자신이 언급한 바 있듯이 인간의 움직임을 언어적으로 분절시킨다는 점이다. '무용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언어로 비유하자면) 구문을 형성하는 규칙(Syntax)'이라는 그의 말은 포사이드 안무를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라 할 수 있는데, 간략하게 말하자면 온 몸 곳곳을 역동적으로 전환 가능한 지점들로 변형시킴으로써 몸을 구성하는 기관 전체가 중심을 잃은 채 분절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마치 프랑스 후기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업에 주로 등장하는 꼴라주나 몽타주에서와 같이, 이리저리 뒤틀리고 꼬이고 축 늘어진 신체 기관들은 관객들에게 낯선 인상을 줌과 동시에 그 자체로 하나의 새로운 화음 형식, 즉 색다른 화음으로서의 '불협화음'을 제시한다. 이 같은 경향은 전통 발레로부터 보다 거리를 둔 후기 작품으로 올수록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며 여기에 언어, 음악, 영상 등의 요소를 강화시킴으로써 최근 작품은 하나의 독자적이고도 복합적인 탄츠테아터 형식을 보여주고 있다.

    글_손옥주 ds@dancingspider.co.kr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 연극학, 무용학 박사 과정 재학 중 사진_www.williamforsythe.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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